월간 인물과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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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18년 9월호

  • 관리자 (inmul)
  • 2018-12-03 1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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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공화국 시민이다

인터뷰: 목수정(작가)

 

‘질문하고 토론하고 연대하는 프랑스 아이의 성장 비결’을 담은 책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를 얼마 전 출간하고 딸 칼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목수정 작가를 만났다. “프랑스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목수정 작가는 “프랑스에도 문제가 많다. 그러나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프랑스에서 우리가 배울 만한 점, 영감을 얻을 만한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에게 훨씬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목수정 작가에게 프랑스와 한국의 교육, 문화 정책, 정치적 상황, 정의당 고(故) 노회찬 원내대표에 대한 소회, 여전히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이유 등을 물어보았다. <자전거> 가사를 쓴 목일신 시인의 딸이자 독립운동가 목치숙 선생을 할아버지로 둔 환경에서 자란 목수정 작가는 “집안 분위기가 특별한 것이 없었고, 어렸을 때부터 ‘일제강점기라면 당연히 독립운동밖에 할 것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랐다”고 말했다. 저서로는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월경독서』, 『파리의 생활 좌파들』,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등이 있다.

 

프랑스 학교의 교훈은 자유․평등․박애

 

프랑스 학교에서는 석차를 매기지 않는다. 석차는 남이 자신에게 부여한 가치인데, 그게 없으니 자신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아이들은 생각한다. 서열도 없다. 그렇다면 경쟁이 아니면 무슨 도구로 공부를 하게 만들까? 자발적인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을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한다. 선행학습도 거의 없다. 한번은 목수정 작가가 선생님한테 “문제집 좀 추천해주십시오”라고 했더니 도리어 “문제집이요? 집에 가서 당장 불태우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공부는 학교에서 해도 지겨운데, 문제집을 풀면 공부가 지겨워지는 지름길이 된다나! 주관적인 시험을 보는 사람은 주관을 갖게 되고, 객관적인 시험만 보는 사람은 대세를 좇는 사람이 된다.

프랑스 아이들은 남의 성적에 신경을 안 쓴다.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자신 위주다. 그러다 보니까 타인의 시선으로 자기를 규정하지 않는다. 각자 자기 삶의 가치관에 중심이 있는 것이다. 프랑스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교육받는다. 반면 우리는 항상 정답을 고르는 훈련을 하고, 하나의 답이 있고, 그것을 골라야 하는 교육을 받아왔다. 다시 말해 우리는 수월성을 내세워서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겨서 학습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모든 프랑스 학교의 교훈은 자유·평등·박애다. 프랑스혁명 정신과 같다. 프랑스혁명 당시 시민들은 왕의 목을 치고, 귀족들의 특권을 다 빼앗았다. 시민들이 그들의 대표자를 뽑아서 정치를 하고 나라를 이끌려면 똑똑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프랑스에서 대학 1년 학비가 20만 원 정도다. 게다가 장학금도 많이 준다. 대학생 중에 가장 장학금을 많이 받는 사람은 비혼모다. 가장 조건이 열악한 사람을 판별해서 가장 높은 혜택을 주는 것이다. 프랑스 시스템은 누구도 희생하지 않는 시스템이다.

 

 

- 주요 내용

 

명랑 독서―――――――――

서민의 「명랑 독서」에서는 며느리를 다룬 웹툰 『며느라기』에 관해 이야기한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책으로 확인할 때 깨달음이 생긴다. 『며느라기』는 웹툰으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주인공 민사린은 바쁜 와중에도 시어머니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전날 시댁에 가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상을 차리고, 뒷정리까지 한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예쁨을 받으려고 안 시키는 일도 다 하는 일명 ‘며느라기(期)’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새신랑이 밥도 못 얻어먹으면 어떡하니”라는 이유로 출장을 만류하자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 땅의 어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며느리를 좀더 편하게 해주지 않을까? 페미니즘의 목적이 여성의 삶을 더 낫게 하는 것이라면, 『며느라기』는 『제2의 성』보다 나은 책일지도 모른다.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

강준만의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10계명」에서는 일반적인 글쓰기에서 통용되는 이야기가 아닌 다독과 다작의 작가인 강준만의 특별한 글쓰기 비법을 소개한다. 먼저 글쓰기 10계명을 소개한다. 1. 작가들이 말하는 ‘글쓰기 고통’에 속지 마라. 2. 구어체를 쓰지 말라는 말을 믿지 마라. 3. 생각이 있어 쓰는 게 아니라 써야 생각한다. 4. 글을 쉽게 쓰는 게 훨씬 더 어렵다. 5. 글쓰기의 최상은 잘 베끼는 것이다. 6. ‘질’보다는 ‘양’이 훨씬 더 중요하다. 7. “뭐 어때?” 하면서 뻔뻔해져라. 8. ‘적자생존’을 생활 신앙으로 삼아라. 9. 글의 전체 그림을 미리 한 번 그려보라. 10. 글쓰기를 소확행 취미로 삼아라. 이 중에서 세 번째 ‘생각이 있어 쓰는 게 아니라 써야 생각한다’. 우리는 “뭘 알아야 쓸 게 아니냐”고 하지만, 뭘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뭘 알게 된다. 즉, 생각이 있어 쓰는 게 아니라 써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여섯 번째 ‘질보다는 양이 훨씬 더 중요하다’.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선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책의 종류와 성격은 물론 자신의 선호도와 수준에 따른 차별적 독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인물 FOUCS―――――――――

김환표의 「허브 켈러허: “직원들을 고객처럼 대우하라”」에서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허브 켈러허에 대해 살펴본다. 1994년 10월 16일 사우스웨스트 항공 직원 1만 6,000명이 6만 달러의 광고비를 부담해 ‘회장에 대한 감사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USA투데이』에 전면 광고를 실었다. 그들은 왜 그렇게 했을까? ‘보스가 아닌 친구가 되어준’이라는 말이 시사하듯, 직원 중심의 경영을 통해 허브가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일할 맛이 나는’ 직장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허브는 “직원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고객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경영 철학에 기반해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재미있는 일터’로 만들었다. 또 “기업들이 종교적 믿음처럼 신봉하고 있는 ‘고객은 항상 옳다’는 말은 완전히 틀렸다”면서 직원 중심주의를 강조했다. 이른바 허브가 치어리더 리더십과 공감 리더십을 실천한 대표적 인물로 꼽히는 이유다.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박홍규의 「이슬람 중세의 문학」에서는 이슬람 문학, 그중에서도 중세 이슬람 문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에서는 이슬람 문학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유명한 아랍 문학은 『아라비안나이트』인데, 정작 『아라비안나이트』는 유럽에서 제국주의가 시작되면서 소개된 책으로, 아랍의 이야기라고 하기 힘들다. 우리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알아도, 내용의 질과 양 모두 훨씬 뛰어나다는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는 잘 모른다. 십자군 전쟁에 관해서도 서양 측 자료와 작품 일색이다. 십자군 전쟁 시대 중세 아랍 시를 국내에 소개한 김능우 교수는 이븐 할둔의 『무알라까트』도 소개했다. 할둔의 핵심 개념인 ‘아사비야’는 정의와 공감과 균형에 기초한 민주적 연대 의식으로, 지금 사회에 꼭 필요한 개념이다.

 

정치 VS 정치――――――――――

이번 호부터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 「정치 VS 정치」는 오랫동안 정치평론가로 활동해오다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생생한 정치 이야기다. 첫 번째 글인 「타협의 정치, 긍정의 정치」에서는 민주정치와 국회의원의 역할을 되짚어본다. 민주 사회는 효율성만 추구하면 끝나는 게 아니다. 민주주의의 본령은 민주성이다. 느리고, 시끄럽고, 복잡하다고 해서 의회를 경시하며 없는 게 더 낫다고 여기게 되면 민주주의는 위태로워진다. 그럼에도 의회가 여전히 욕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가 삶의 문제를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사회 구성원의 삶을 규율한다. 생활의 룰을 정하는 게 정치다. 그런 정치가 내 삶의 문제가 아니라 엉뚱한 문제를 놓고 죽기 살기로 싸우는 꼴을 보고서도 정치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야말로 먹고사는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옥신각신하며 보통 사람들도 정치를 쳐다보고 관심을 갖도록 우리 정치가 걸어야 할 상생과 타협의 길을 찾아본다.

 

청년, 그 경계인의 시선――――――――――

김민섭의 「오늘을 읽어내는 힘, 웹툰」에서는 서브컬처(하위문화)로서 웹툰이라는 장르가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서브컬처는 문화의 획일화를 방지하고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용을 한다. 말하자면 무수한 비주류가 주류를 지탱하는 셈이다. 웹툰은 젊은 세대들에게 하나의 ‘생활’로 자리 잡았다.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읽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곁에 두고 읽는다. 그러나 웹툰은 제도권으로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웹툰을 보는 이들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웹툰을 비롯한 서브컬처 장르들이 시대적으로 갖는 가장 큰 가치는 아무래도 그것이 젊은 세대를 이해하게 해준다는 데 있을 것이다. 주류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늘의 변화를 응시하는 것도 문화를 향유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그 사람의 심리학―――――――――

이번 호부터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 「그 사람의 심리학」은 오랫동안 미술 치료사로 활동해온 박승숙 저자가 세상의 고유한 캐릭터를 찾아내 팝업책의 주인공처럼 일으켜 세워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첫 번째 글인 「‘양파과’와 ‘아보카도과’」에서는 너와 나를 같은 ‘과’로 묶어주는, 또는 다른 ‘과’로 구분해주는 특성을 살펴본다. 심리학자들은 성격을 삶에서 동일한 행동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자기 유사성’이라고도 부르는 이 반복되는 패턴이 인간에게도 있다. 나와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에게 반색하며 흥미롭게 보는 것은 그만큼 차이가 큰 사람들 틈에서 부대끼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닮은 사람보다는 나와 다른 사람이 세상에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불편하고 그래서 오해도 크다. 머리로는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판을 가르고 ‘그게 아니라 이거’, ‘그것보다는 이것’을 강조하며 서로의 차이를 문제시한다. 서로 손가락질하고, 타자화하고, 배척하려고 하는 대신 다양성이 개화하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 조금 더 숨통 트이게 살 수는 없을까?

 

언론 비평―――――――――

정철운의 「『조선일보』의 금기어, ‘장자연’이 돌아왔다」에서는 장자연 사건과 『조선일보』에 대해 살펴본다. 2018년 7월, MBC <PD수첩>은 ‘장자연’ 편을 방송했다. 2009년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조선일보』가 경찰에 압력을 행사해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을 일종의 ‘운명 공동체’로 인식하고 신문 지면을 동원하며 장자연 사건을 막아왔다. 하지만 박근혜가 탄핵되고 정권이 교체되며 ‘미투’ 국면이 벌어지자 ‘장자연’은 다시 세상에 등장했다. 언론계의 전면전이 시작되었고, 『조선일보』의 처지는 달라졌다. 계속되는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팩트가 발견된다면, 방상훈 일가 중 누군가는 포토라인에 서게 될 것이다.

 

 

- 차례

 

명랑 독서

『며느라기』와 『제2의 성』 | 서민 ․ 8

 

생각의 갤러리

1980년대 서울의 풍경 | <88올림픽과 서울> ․ 12

 

인터뷰: 목수정(작가)

아이도 공화국 시민이다 | 지승호 ․ 14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 :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10계명

작가들이 말하는 ‘글쓰기 고통’에 속지 마라 | 구어체를 쓰지 말라는 말을 믿지 마라 | 생각이 있어 쓰는 게 아니라 써야 생각한다 | 글을 쉽게 쓰는 게 훨씬 더 어렵다 | 글쓰기의 최상은 잘 베끼는 것이다 | ‘질’보다는 ‘양’이 훨씬 더 중요하다 | “뭐 어때?” 하면서 뻔뻔해져라 | ‘적자생존’을 생활 신앙으로 삼아라 | 글의 전체 그림을 미리 한 번 그려보라 | 글쓰기를 소확행 취미로 삼아라 | 강준만 ․ 48

 

인물 FOUCS

허브 켈러허: “직원들을 고객처럼 대우하라” | 김환표 ․ 89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이슬람 중세의 문학 | 박홍규 ․ 105

 

정치 VS 정치

타협의 정치, 긍정의 정치 | 이철희 ․ 124

 

청년, 그 경계인의 시선

오늘을 읽어내는 힘, 웹툰 | 김민섭 ․ 139

 

그 사람의 심리학

‘양파과’와 ‘아보카도과’ | 박승숙 ․ 153

 

언론 비평

『조선일보』의 금기어, ‘장자연’이 돌아왔다 | 정철운 ․ 169

 

신간안내

그물처럼 얽힌 유럽 문명 여행 ․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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