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물과 사상

월간 인물과 사상

인물과 사상 2018년 10월호

  • 관리자 (inmul)
  • 2018-12-03 1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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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악을 추적하다

인터뷰: 공지영(소설가)

 

5년 만에 장편소설 『해리』를 발표한 공지영 작가를 9월 5일 작가의 자택에서 만났다. 공지영 작가는 소설 후기에 “가끔 생각한다. 내가 고발하고 싶었던 그들을 위해 기도할 자신이 없었다면 불의를 고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마저 분노와 증오에 휩쓸려간다면 차라리 어떤 것이라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은 확실하다”고 썼다.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논란에 대한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해리』를 집필하게 된 동기, ‘전주 봉침 목사’ 사건, 대구 희망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부선 배우, 주진우 기자와 관련된 이야기, 치유로서의 글쓰기, 미투 운동의 성과, 페미니즘과 워마드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지영 작가는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후회는 없다. 이런 소란은 어쩌면 내가 치러야 할 치료비일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는데, 이야기를 듣고 나서 문득 ‘우리는 공지영을 너무 많이 오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리’가 만연한 사회

 

소설가 공지영이 5년 만에 장편소설 『해리』를 발표했다. 『높고 푸른 사다리』 이후 긴 공백 기간은 온전히 『해리』를 집필하기 위한 취재 기간이었다. 공지영은 악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어했다. 특히 그는 이 소설을 취재하면서 새벽 미사를 다녔다.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의 시작으로 미사에 참례하면서 영혼을 튼튼히 했다. 계속되는 파도를 혼자 이겨낼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리』는 악인에게 초점을 맞추었는데, 악인의 계속되는 거짓말과 교묘한 악의 희생자들, 그들의 약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도가니』가 사회 소설이라면 『해리』는 심리 소설에 가깝다. 『해리』에서는 악에 저항하지 못한다. 악에 계속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이 소설은 그 교묘함에 대해서 기술한 것이다.

공지영은 이 소설에서 ‘침묵의 카르텔’을 이야기한다. “단 한 사람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는 책 광고 카피처럼 정의를 위한다고 조금만 나서면 돌 맞는 것을 보게 되면서 전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침묵의 카르텔은 나중에 다루고 싶은 ‘대구 희망원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이어진다고 한다. 대구 희망원 사건은 2010년 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6년 7개월 동안 309명의 생활인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는 전체 정원의 26.9퍼센트고, 연평균 46.9명이다. 2015년 기준 국내 1,000명당 사망자인 5.4명의 7.5배에 달하는 숫자다. 다른 수용소보다 3배 정도 많은 만큼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지역 언론, 검찰, 시청이 합작해서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한 다음에 그것을 조금이라도 알리려는 시민과 기자 등을 억압하고 있는 사건이다.

 

 

- 주요 내용

 

명랑 독서―――――――――

서민의 「명랑 독서」에서는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에 관해 이야기한다. 어떤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후 사정을 알아야 하며, ‘여혐’처럼 양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벌어졌던 여혐의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한 책으로, 메갈리아가 우리 사회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밀려나 있는 사람들의 처지를 더 살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중립이다. 균형을 잡는답시고 양비론에 빠지는 것은 가진 자들의 편에 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혐’부터 ‘백래시’까지 페미니즘을 둘러싼 싸움은 끝이 없어 보이지만, 결국 남성들도 여성들의 저항에 익숙해질 것이다. 오빠도 누이를 돌보는 책임과 고통에서 해방될 때 더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

강준만의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10계명 2」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일반적인 글쓰기에서 통용되는 이야기가 아닌 다독과 다작의 작가인 강준만의 특별한 글쓰기 비법을 소개한다. 먼저 글쓰기 10계명을 소개한다. 1. ‘간결 신화’에 너무 주눅들지 마라. 2. 김훈을 함부로 흉내내다간 큰일 난다. 3. 인용은 강준만처럼 많이 하지 마라. 4. 사회과학적 냄새를 겸손하게 풍겨라. 5.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스토리텔링을 하라. 6. ‘첫인상의 독재’에 적극 영합하라. 7. ‘사회자’가 아니라 ‘토론자’임을 명심하라. 8. 제목이 글의 70퍼센트를 결정한다. 9. 30초 내에 설명할 수 있는 콘셉트를 제시하라. 10. 통계를 활용하되, 일상적 언어로 제시하라. 이 중에서 두 번째 ‘김훈을 함부로 흉내내다간 큰일 난다’. 강력하고 아름다운 단문의 모범 사례로 자주 지목되는 작가가 바로 김훈이다. 그런데 김훈의 ‘단문 예찬론’을 흉내내다간 큰일 난다, 김훈이라는 황새를 따라가다 뱁새의 가랑이가 찢어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다. 그 예술적 가치에 대해선 수많은 평론가가 극찬을 해왔으므로 문학 문외한까지 나서서 거들 필요는 없다.

 

인물 FOUCS―――――――――

김환표의 「제임스 굿나인: “행복한 젖소가 건강한 우유를 만든다”」에서는 SAS 인스티튜트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제임스 굿나인에 대해 살펴본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9년 1월, 통계 소프트웨어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등을 제공하는 SAS의 회장 제임스 굿나잇은 이익이 다소 줄더라도 직원을 한 명도 해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직원을 대우하면 그 직원은 회사에 기여한다”는 확신을 갖고 직원 중심의 경영 철학과 신뢰를 감성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구축했다. 또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고, 소비자가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직장 일과 삶의 균형’을 갖춘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박홍규의 「이슬람 중세의 예술」에서는 이슬람 중세 예술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슬람 중세 예술은 무엇보다도 책과 글자와 세밀화의 예술이다. 이슬람 중세는 책의 시대였다. 중세 초부터 수천 개의 도서관이 세워졌고 다양한 주제의 책이 엄청나게 출판되고 판매되었다. 그리고 책은 세밀화와 다양한 색과 모양으로 장식되었다. 하지만 이슬람 예술의 정수를 꼽으라면 무엇보다 카펫을 들 수 있다. 카펫을 비롯한 직물은 이슬람 경제의 중심이어서 경제적으로는 물론 예술적으로도 중요했다. 카펫은 모든 계층이 사용하기 때문에 계급이 없다. 소위 정통 이슬람교는 음악을 음주처럼 타락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이슬람 세계는 음악을 중시한다. 중세 이슬람 음악은 플라멩코와 블루스 등의 뿌리가 되었다.

 

정치 VS 정치――――――――――

이철희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둘러싼 작용과 반작용」에서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찬반 논쟁과 개혁에 필요한 정치인의 덕목에 대해 성찰해본다. 2018년 8월 통계청이 취업자 수가 급락하고, 가계소득도 나빠졌다는 내용의 분기별 고용동향과 가계소득동향을 발표하자, 보수언론과 야당은 곧바로 ‘소득주도성장론’ 때문에 경제가 절단 났다며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에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며 단호하게 소득주도성장을 고수했다. 세상을 바꾸는 방법 중에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바로 정치다. 안토니오 그람시의 표현대로 지성의 비관주의와 의지의 낙관주의를 바탕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가야 할 바른 개혁의 길을 모색해본다.

 

청년, 그 경계인의 시선――――――――――

김민섭의 「북카페가 된 대형서점」에서는 최근 들어 책을 ‘사고파는 서점’에서 책과 함께 ‘머무는 서점’으로 변모한 대형서점들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요즘 대형서점은 거대한 북카페가 되었다. 서점을 찾은 사람들은 도서관이나 카페에 온 것처럼 좋은 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아직 사지 않은 책을 편히 본다. 그런데 서점은 아무도 사가지 않을 만큼 훼손된 책에 대한 책임은 전혀 지지 않는다. 위탁 받아 파는 물건을 서점처럼 함부로 다루는 곳도 드물다. 좋게 표현하자면 열린 복합문화공간이지만, 대형서점은 그저 서점 주변 상권의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책을 볼모로 둔 공간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지식 생산·유통의 최전선에 있는 대형서점이 가져야 할 공공성과 책임에는 무엇이 있는지 제안해본다.

 

그 사람의 심리학―――――――――

박승숙의 「암벽등반을 즐기느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느냐」에서는 대립된 성격 요소 2가지에 대해 알아본다. 성격 이론가들이 신뢰성에 대해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는, 이른바 ‘Big 5’라고 부르는 5가지 성격 요인이 있다. 신경성,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다. ‘긍정적 감수성’이라고도 부르는 ‘외향성’은 이름 그대로 관심과 에너지가 온통 바깥을 향해 있으며, 자신에게 쾌감을 주는 긍정적인 자극에만 유독 크게 반응한다. 반면 ‘부정적 감수성’이라고도 부르는 ‘신경성’이 높은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정보에 지나치게 민감해서 위험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벌어진 불행한 일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벌어지지 않았으나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언론 비평―――――――――

정철운의 「신뢰도·영향력 1위의 JTBC <뉴스룸>」에서는 꾸준히 시청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JTBC의 메인뉴스를 살펴본다. 손석희가 JTBC 메인뉴스 진행을 맡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5년을 넘겼다. JTBC는 지난 5년간 언론계 지형을 바꿨다. 지상파 3사 중심의 뉴스 습관을 무너뜨렸고, ‘맥락 저널리즘’ 또는 ‘해석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메인뉴스 포맷을 성공시켰다. JTBC는 단순히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리포트를 내보내며 성공한 방송사가 아니다. JTBC는 고정형 TV 플랫폼의 틀을 벗어나 유튜브와 포털사이트에서 라이브 중심으로 대응하며 온라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좀더 구체적인 JTBC만의 차별화 전략과 그들이 앞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차례

 

명랑 독서

‘여혐’의 역사를 집대성하다 | 서민 ․ 8

 

생각의 갤러리

신촌의 어제와 오늘이 한눈에 | <청년문화의 개척지, 신촌> ․ 12

 

인터뷰: 공지영(소설가)

소설가, 악을 추적하다 | 지승호 ․ 14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 :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10계명 2

‘간결 신화’에 너무 주눅들지 마라 | 김훈을 함부로 흉내내다간 큰일 난다 | 인용은 강준만처럼 많이 하지 마라 | 사회과학적 냄새를 겸손하게 풍겨라 |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스토리텔링을 하라 | ‘첫인상의 독재’에 적극 영합하라 | ‘사회자’가 아니라 ‘토론자’임을 명심하라 | 제목이 글의 70퍼센트를 결정한다 | 30초 내에 설명할 수 있는 콘셉트를 제시하라 | 통계를 활용하되, 일상적 언어로 제시하라 | 강준만 ․ 48

 

인물 FOUCS

제임스 굿나잇: “행복한 젖소가 건강한 우유를 만든다” | 김환표 ․ 91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이슬람 중세의 예술 | 박홍규 ․ 107

 

정치 VS 정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둘러싼 작용과 반작용 | 이철희 ․ 126

 

청년, 그 경계인의 시선

북카페가 된 대형서점 | 김민섭 ․ 141

 

그 사람의 심리학

암벽등반을 즐기느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느냐 | 박승숙 ․ 158

 

언론 비평

신뢰도․영향력 1위의 JTBC <뉴스룸> | 정철운 ․ 174

 

신간안내

‘청년 연암’에게서 배우는 잉여 시대를 사는 법 ․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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