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물과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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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19년 1월호

  • 관리자 (inmul)
  • 2019-01-23 0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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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통점

의회가 행사하는 권력 중에 대표적인 것이 국정감사와 법안·예산 심의고,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국감이다. 하지만 언론의 평가를 보면 2018년 국감도 낙제점이다. 그런 국감에서 3년 연속 주목을 받은 초선 의원이 있다. 바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언론은 2018년 국감이 “박용진에 의한, 박용진을 위한, 박용진의 국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커진 존재감으로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용진 의원은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는 시간 날 때 취미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린 중차대하고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어쩌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일지도 모르는 박용진 의원을 11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인터뷰 맛보기

한유총, 그리고 재벌 개혁

지승호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에 그렇게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용진 저는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가 일정 목표까지 달성되지 못하면 대한민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고 봅니다. 이미 위기는 시작되었고, 앞으로 더 심해질 거예요. 있는 것을 나누어 먹자는 게 아니라, 한국 경제의 질을 높이고 체질을 변경시키자는 일인데, 이게 복잡하거든요. 나라의 모든 숨통을 쥐고 있는 세력과 상대하기 때문에 저도 남다른 각오를 해야 하고요. 국민도 이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관심을 가져야 해요. “박용진이 재벌 개혁의 전도사야, 박용진이 삼성 저격수야.” 이런 말을 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시스템을 바꾸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승호 강연을 하면 시간을 많이 빼앗길 것 같은데요.

박용진 시간이 엄청 들어요. 거제에 벌써 4번 갔다 왔어요. 제주에서도 오라고 해요. 제주도에 사는 사람이 강연을 요청하기도 하고, 서울에서 제주로 연수 간 단체에서 오라고 해서 가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100회 끝나고 나면 확실히 뭔가 달라지겠구나 싶더라고요.

재벌 개혁이 지금 꼭 필요한 이유

지승호 재벌 개혁이 경제민주화의 시작과 끝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재벌 개혁이 경제민주화에서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용진 경제민주화는 갑질, 불공정 거래만 개선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법과 제도,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을 무력화하는 존재가 생겨나면 공화국에는 대단히 위험한 존재가 되는 거예요. 예를 들면 과거에는 군부독재가 있었죠. 군부가 사법부도 마음대로, 입법부도 마음대로, 행정부도 마음대로, 언론도 마음대로 해서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해 군림했잖아요. 그래서 그들을 쫓아냈더니, 그 자리에 재벌 총수들이 들어와서 돈의 힘으로 권력을 유지하고 온갖 로비를 벌이며 사회의 기능들과 민주주의의 기능들을 마비시키고 있는 거란 말이죠.

지승호 그래도 과거 군부독재에 맞선 사람들이 있듯, 재벌에 맞서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박용진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힘이 우리 사회에 있어요. 그런데 그게 재벌 총수들의 이익과 맞부딪히는 거죠. 예를 들면 이재용 부회장은 법을 어겨도 기소되지 않아요. 기소해도 약한 고리로, 약한 건으로 기소해요. 재판까지 가도 인정하지 않아요. 인정해도 약한 건으로만 인정해서 내보내주는 겁니다. 이런 일들이 가능한 겁니다. 말도 안 되는 합병 비율에 찬성하라고 국민연금을 동원해요. 국민의 노후 자금이 날아가는 겁니다. 그리고 자기들에게 불리한 법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언론은 보도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가 합리적으로 조정되거나 변화되지 못해요. 그러면 반드시 균열이 생기고, 큰 변고가 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에 좋을 게 없어요. 그러기 전에 합리적으로 조정해나가야죠.

지승호 지금 이 시점에서 재벌 개혁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박용진 저는 재벌 개혁은 총수 일가의 부당한 기업 지배를 막아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공화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기업은 기업답게, 국회는 국회답게, 법원은 법원답게, 검찰은 검찰답게 돌아가도록 만들려면 총수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면서 사회 전체를 마비시키는 행위를 못 하게 해야 해요. 우리는 총수의 이익이 기업의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면서 나머지 주주들과 노동자와 시장의 이익은 무시되고 있죠. 이것을 바로잡아야 기업도 제대로 될 수 있어요. 기업이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장치들을 마비시키는 일을 하지 않을 테니까요.

 

월간 인물과사상 12월호에서는...

 

명랑 독서―――――――――

서민의 「명랑 독서」에서는 반(反)페미니즘에 관해 이야기한다. 오세라비는 여성운동계에 몸담았다가 혐오로 변질되어가는 여성계에 염증을 느껴 반페미니즘으로 돌아선 인물로, 반페미니즘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오세라비의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는 메갈리아의 탄생부터 군대 내 성추행 문제나 대학에서 여학생 휴게실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까지 오류로 가득하다. 게으름 때문에 생긴 오류일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의도적인 조작으로 보인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오세라비가 아무리 주장을 해도, 한국에서 아직 성평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여성의 권리가 과거보다 향상된 것도 당시 ‘꼴페미’ 소리를 들었던 페미니스트들이 굴하지 않고 싸웠기 때문이다.

이론으로 보는 세상―――――――――

강준만의 「왜 취업 준비생들을 모욕을 견뎌내는 연습을 할까?」에서는 면접을 둘러싼 착각에 관해 살펴본다. 취업 준비생들은 압박 면접에 대비해서 가상의 인신공격을 주고받으며 저항력을 키운다. 면접은 ‘갑질의 대향연’이기 때문이다. 모욕적인 발언이나 성차별적 질문을 하고, 심지어 성희롱이나 사상 검증을 하기도 한다. 면접은 매우 중요한 취업 과정으로 강조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면접 무용론’을 제기한다. 우리는 사람을 직접 보면 그의 능력과 특성에 관해 아주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확신이 있다.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은 면접관들이 면접을 통해 실제보다 많은 정보를 습득했다고 믿는 ‘면접 착각’이 있다고 한다. 후광 효과, 문화적 동질성, 미시적 신호 효과, 대비 효과 등 수많은 함정이 면접이 꼭 필요하며, 면접에서 갑질이 일어나는 문화를 만든다.

인물 FOUCS―――――――――

김환표의 「데이비드 켈리: “기업의 문화를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에서는 이노베이션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이디오(IDEO)의 창업자 데이비드 켈리에 관해 살펴본다. 데이비드 켈리는 대학 졸업 후 보잉에 입사했으나 전공과 별 관련 없는 부서로 발령되었다. 그는 “개인의 창의성을 무시한 채 하루 10시간씩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일할 수 없다”며 퇴사하고 디자인 회사를 차렸다. 그는 직원들의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 사무실을 재미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직원들이 회사에서 장난을 치거나 TV를 보거나 낮잠을 잘 수 있게 꾸미고, 자신도 직원들과 장난을 치며 놀았다. 켈리는 자질구레한 사내 규칙을 만들지 않고 민주적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정착되도록 했다. 조직이 커지자 직원들에게 광범위한 임파워먼트를 부여하는 것으로 조직 문화를 유지했다.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박홍규의 「서양 중세의 문학」에서는 중세의 서양 문학에 대해 알아본다. 「엘시드의 노래」의 주인공은 레콩키스타의 영웅으로, 이 이야기는 1961년 영화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애국심을 고양하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져 현충일에 자주 방영되었다. 프랑스 무훈시 「롤랑의 노래」 역시 무슬림과의 전투를 다룬다. 주인공 장군은 성군으로 묘사되지만 잔인한 전쟁 묘사가 계속될 뿐이다. 「니벨룽의 노래」 역시 폭력적이다. 바그너의 오페라로 유명한 이 이야기의 주인공 지크프리트는 ‘단순한 제국주의적 불량배’인데, 히틀러와 닮은꼴이다. 영어권에서는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이 유명하다. 아서왕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중세 궁정 연애물로, 불륜 백화점을 보는 듯하다.

정치 VS 정치――――――――――

이철희의 「바보야, 문제는 선거제도야!」에서는 교착상태에서 빠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해본다. 경제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생산성이 향상되고, 놀라운 발전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경제제도가 포용적이어야 한다. 혁신을 통해 내가 얻는 이득이 있어야 혁신이 일어나는 법이다. 한 사회를 운영하고 사회구성원의 삶을 규율하는 규칙을 정하는 것이 정치다. 포용적 경제제도도 정치로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포용적 정치제도가 있어야 포용적 경제제도도 가능해진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는 명예혁명이라는 정치개혁의 성공이다. 선거제도를 바꿔 다수대표제의 비중을 줄이고, 비례대표제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우리의 명예혁명이 될 것이다.

청년, 그 경계인의 시선――――――――――

김민섭의 「새로운 시대를 제안하다 (2)」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이 시대를 관통하는 ‘훈(訓)’에 대해 좀더 이야기해본다. 사람은 저마다 훈을 만들며 살아가는 존재다. 그것이 자신의 삶을 구원해줄 것처럼, 무엇보다도 타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해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서로를 연결하고 있는 그 끈은 아주 얇고 느슨하지만 끊기지 않는다. 누군가가 그것을 잡아당기면 그 줄이 팽팽해지고 비로소 자신과 연결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자연스럽게 저 사람이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한 시대를 마감하는 일은 누군가를 구속시키고 승리를 선언하는 데서 오지 않는다. 새로운 시대는 우리 주변의 언어를 전복시킬 때 비로소 찾아온다. 그것은 이 시대가 가진 욕망의 말들이고 이 시대가 가진 품격이 된다.

그 사람의 심리학―――――――――

박승숙의 「뇌는 자발적으로 움직인다」에서는 찾고 있던 ‘그것’을 우연히 마주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우리 뇌는 특정한 작용을 강제할 수 없는 기관으로 항상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의도적으로 어느 한쪽으로만 뇌를 쓰려고 하면 나머지는 전부 억제해놓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집중해서 하는 일은 모두 뇌를 특정하게 써서 하는 일이 아니라 억제시키는 메커니즘이 잘 작동된 결과다. 억제해놓고 있던 것을 풀면 뇌는 원래 생긴 그대로 거대한 무의식을 자유롭게 유영하다가 순간 번뜩임의 기회를 잡는다. 그게 ‘그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이 경이로운 순간은 아르키메데스의 벌거벗은 ‘유레카!’다. 신경회로가 새로 연결되어 창조적인 시각으로 무언가를 직감하게 되는 ‘아하! 체험’이다. 뉴턴이 중력의 법칙을 깨달은 것도 사과나무 아래 누워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있을 때였다.

언론 비평―――――――――

정철운의 「'미투’ 따라가지 못한 미투 보도」에서는 2019년 미투 보도가 한 단계 성숙해지기 위한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폭로 이후 ‘미투’는 한국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2018년은 2017년 대비 상담 횟수가 40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으로 젠더 감수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해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2019년에도 미투 운동은 계속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건 성폭력과 미투를 다루는 언론의 보도 수준이다. 미투 보도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당장 뉴스룸 내 여성 비율이 늘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적 시각이 지배적인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은 그 뉴스가 보여주는 사회를 현실로 인식하고, 남성 중심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 차례

명랑 독서

누가 틀렸을까? | 서민 ․ 8

생각의 갤러리

우리가 사는 모습 | <문명-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 12

인터뷰: 박용진(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유총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통점 | 지승호 ․ 14

이론으로 보는 세상

왜 우리는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가?: 고슴도치의 딜레마 | 왜 전문가들의 예측은 원숭이의 ‘다트 던지기’와 다를 게 없는가?: 고슴도치와 여우 | 왜 복잡한 이유를 단순화해 일을 망치는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 왜 취업준비생들은 모욕을 견뎌내는 연습을 할까?: 면접 착각 | 왜 “IT기업이 ‘신’이 된 세상”이라고 하는가?: 알고리즘 독재 | 강준만 ․ 49

인물 FOUCS

데이비드 켈리: “기업의 문화를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 김환표 ․ 88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서양 중세의 문학 | 박홍규 ․ 105

정치 VS 정치

바보야, 문제는 선거제도야! | 이철희 ․ 124

청년, 그 경계인의 시선

새로운 시대를 제안한다 (2) | 김민섭 ․ 139

그 사람의 심리학

뇌는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 박승숙 ․ 158

언론 비평

‘미투’ 따라가지 못한 미투 보도 | 정철운 ․ 174

신간안내

건강한 관계를 되찾는 자기 회복의 심리학 ․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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