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물과 사상

월간 인물과 사상

인물과 사상 2019년 6월호

  • 관리자 (inmul)
  • 2019-07-19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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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은 정면으로 승부한다

 

인터뷰: 박건식(MBC PD)

 

“<PD수첩>은 능력이 모자라서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 적은 많았지만 압력 때문에 피해간 적은 없었습니다. 시청자만을 두려워하는 방송, 그것은 여전히 <PD수첩>의 신념입니다.” 2005년 <PD수첩> 15주년 특집 방송의 마무리 멘트다. 이 멘트는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의 ‘제보자 K(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움직였고, 황우석이라는 우상을 깨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후 <PD수첩>은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등을 보도하며 주목받았으나, 이명박·박근혜 정권하에서 수많은 탄압을 받았다. 촛불 혁명으로 새 정권이 들어서고도 한동안 MBC는 정상화되지 못했다. 침묵을 깬 것은 다시 <PD수첩>이었다. <PD수첩>은 제작 중단으로 맞섰고, 결국 경영진은 교체되었다. 2017년 12월 최승호 PD가 새 사장에 취임했다. 그로부터 1년 4개월이 지났다. 박건식 MBC <PD수첩> 부장을 4월 29일 상암동 MBC 사옥에서 만났다. 박건식 부장은 1995년 MBC에 입사해 <성공시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PD수첩> 등 대표 프로그램을 연출한 베테랑이자 <PD수첩> 정상화를 이끈 주역 가운데 하나다. 그에게 <PD수첩>은 지금 어느 궤도에 와 있는지, 무엇을 다루려고 했고 성과는 있었는지, MBC 정상화는 왜 더딘 것인지 물었다. 무엇보다 여전히 <PD수첩>의 신념이 “시청자만을 두려워하는 방송”인지 궁금했다.

 

실명 비판과 탐사 보도

 

2019년 5월 14일 <PD수첩>은 ‘고 장자연, 누가 통화 기록을 감추는가’ 편을 보도했다. 지난 2018년 7월 24일과 31일에 ‘장자연 2부작’을 보도한 이후 세 번째 보도였다. ‘조선일보의 방정오, 영화, 7시’라는 실명과 구체적인 메모까지 등장했다. 파장이 컸다. 미디어에서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PD수첩>은 정면으로 승부했다. 특히 2018년에는 ‘성역 없는 취재’를 통해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들을 낱낱이 고발했다. 2018년 검찰 개혁 2부작(‘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 ‘검사 위의 검사 정치 검사’)에서도 부장 검사까지 실명을 공개했다. 방용훈 사장의 부인 사망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다룰 때는 용산경찰서 형사 이름까지 실명을 보도했다. 경찰과 검사는 공직자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다. 그리고 그게 탐사보도라고 한다. “<PD수첩>은 능력이 모자라서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 적은 많았지만 압력 때문에 피해간 적은 없”다는 <PD수첩>의 신념처럼.

김학의 법무부 전 차관이 ‘뇌물 수수·성접대’ 혐의로 지난 5월 16일 전격 구속되었다. <PD수첩>이 2018년 4월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 편을 보도한 직후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본조사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이 사건에도 피해자의 억울함이 있었다.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은 보복 때문에 이름을 바꾸고 주소지도 바꾸고 숨어 살아야 했다. 잘못을 저지른 검사를 끝까지 비호하는 검찰 구조와 침묵하는 언론이 문제였다. 2013년 7월 경찰은 김학의 차관을 성폭행 혐의(특수강간)로 ‘기소 의견’ 송치했지만, 검찰이 결과를 무혐의로 뒤바꾸었다. 김학의와 관련된 것이면 다 뭉갠 것이다. 그러고 나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들이 도망을 다니고 가해자들이 떵떵거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박건식 PD는 ‘탐사 보도 저널리스트’는 댐이 무너지거나 불이 났을 때 그것을 신고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외면할 수도 있지만 한 사회를 위해 누군가는 알려야 한다. 검찰이나 대법원은 견제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언론이 비판하기 때문에 그들은 긴장한다. 꾸준한 비판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견제를 받지 않는 고인 물은 썩게 되어 있다. 물이 고이지 않고 흐르게 만드는 것이 탐사 보도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 주요 내용

 

명랑 독서―――――――――

서민의 「명랑 독서」에서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을 잘 쓰고 싶어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글을 쓰는 습관이 몸에 익지 않아서다. 글 쓰는 습관을 들이려면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익혀야 한다. 『백만불짜리 글쓰기 습관』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글쓰기 책과 달리 저자가 자신의 아이에게 글쓰기를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이 책은 우선 글쓰기는 돈이 된다며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준다. 그리고 아이가 처음 글쓰기를 시도하게 하는 과정과 소재를 찾는 법 등도 소개한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 글을 잘 쓰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저자의 아이가 부러워진다.

 

이론으로 보는 세상―――――――――

강준만의 「왜 ‘공황장애’에 걸리는 연예인이 많을까?」에서는 ‘감정 습관’에 대해 살펴본다. 정신과 전문의 박용철은 감정은 습관이라고 했다. 박용철은 많은 환자를 만나면서 감정도 습관이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연예 스타들은 무대 위에서 자극적이고 극도의 쾌감을 맛보는 경험을 합니다.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을 때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고 살아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런 순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극적이고 극도의 쾌감을 갈구하는 삶은 결국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우리의 몸과 마음에 긴장감을 유발시켜, 이런 상태가 감정 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입니다. 교감신경계의 흥분을 마음껏 즐기다가, 공연이 끝난 후의 텅 빈 무대에 서거나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때, 그들은 극도로 우울해하고 불안해합니다”라며 많은 연예인이 공황장애에 걸린다고 한다. 우리를 지배하는 ‘습관의 독재’는 사실상 ‘친숙성의 독재’이기도 하다.

 

인물 FOUCS―――――――――

김환표의 「얀 쿰: “모든 스마트폰에 왓츠앱이 깔리는 게 우리의 목표다”」에서는 2008년 탄생한 모바일 무료 메신저 왓츠앱의 창업자 얀 쿰에 관해 살펴본다. 2013년 8월 기준 왓츠앱의 월 이용자는 4억 5,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하루에 보내는 메시지는 110억 건, 받는 메시지는 200억 건에 달했다. 어떻게 이렇게 왓츠앱이 빨리 성장했을 수 있었을까? 첫째, 전화번호부에 기반한 모바일 서비스였다는 게 주효했다. 둘째, 메시징 앱으로서 기능에만 충실했다는 점이다. 셋째, 여타의 메신저처럼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았다. 또 얀 쿰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DNA’라며 왓츠앱의 목표는 가능한 한 당신에 대해 적게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박홍규의 「중국 중세의 예술」에서는 중국의 중세 예술을 살펴본다. 캐테 콜비츠를 중국에 소개하기도 한 루쉰은 중국의 중세 미술은 한나라와 당나라의 호방하고 강건한 미술이라고 보았다. 한대와 당대에는 거리낌 없이 외래 문물과 형상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원나라, 송나라, 명나라의 미술, 특히 문인화는 은폐와 기만의 예술이라고 보았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공공 미술 전통은 절에 남아 있는데, 서양 중세의 교회처럼 동아시아 중세도 사찰이 문화와 예술의 중심이었다. 동북아시아의 불교미술은 대체로 유사하다. 동아시아인들은 불필요한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대신 동아시아 공통의 예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 중세 음악에 관해서는 많은 자료가 남아 있지 않지만, 죽림칠현 중 완적과 혜강은 음악가이기도 했으며, 혜강은 당시의 유교적 음악 사상을 비판했다.

 

미디어 전략―――――――――

이정환의 「저널리즘 싱킹 방법론의 5단계 전략」에서는 김의겸의 ‘사퇴의 변’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글을 쓰기 위한 5단계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2019년 3월 29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내놓은 사퇴의 변은 메시지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김의겸은 이 짧은 사퇴의 변에서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너무 많이 했다. ‘그래, 네가 말하고 싶은 게 뭐냐?’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되도록 주제가 명확해야 읽히는 글이 된다. 주제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메시지를 최소화하는 저널리즘 싱킹의 5단계 과정을 거치면,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 읽는 사람에게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되는 글을 쓸 수 있다.

 

정치 VS 정치――――――――――

이철희의 「동물국회와 패스트트랙」에서는 안건신속처리제도가 필요한 이유와 운영·개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법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제나 이슈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 본질적 기능 중에 하나는 논란이나 논의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국회가 옳든 그르든 결정을 내려주어야 하는데, 국회가 우리 사회의 오래된 주요 어젠다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제자리 뛰기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법치국가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입법 교착, 특히 장기간 지속되는 주요 입법의 교착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안건신속처리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며 합법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문제적 인물――――――――――

안문석의 「평화보다 패권을 중시하는 존 볼턴」에서는 초강대국 미국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의 대북 인식과 평화에 대한 개념을 지적한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세계 정치 여기저기 관여하지 않는 부분이 없는 볼턴의 대외 노선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의 매우 현실적인 제안을 단번에 걷어차버리고 여전히 ‘강력제재’를 외치는 볼턴의 머릿속에 북한과의 협상, 북한과의 주고받기가 들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압박을 최대화해 발가벗고 손들고 나오게 하든지, 아니면 선제공격을 하겠다는 마인드 아니면 뭐가 있을 수 있을까? 최근에는 여전히 그가 북한 선제공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에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주장한 그였으니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해서 놀랄 일도 아니다.

 

친절한 경제학――――――――――

성현석의 「화폐를 둘러싼 경제의 모험」에서는 ‘현대화폐이론’을 통해 새로운 화폐 경제 개념을 이해하고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돌아본다. 주류 경제학이 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이 화폐로 쓰이던 경험에 뿌리를 둔다. 당시 지폐 발행량은 귀금속의 보유 규모에 맞춰져야 했다. 유통되는 화폐의 총량이 정해져 있거나 혹은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현대화폐이론은 화폐란 공동체 안에서 채권과 채무 관계를 계산하고 청산하기 위해 고안한 증표일 뿐이라는 시각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유통되는 화폐의 총량을 귀금속 보유량에 맞춰 통제해야 한다는 발상은 설 자리가 없다. 공동체의 필요에 따라 화폐의 총량을 정하면 된다는 게 현대화폐이론의 주장이다.

 

 

- 차례

 

명랑 독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 서민 ․ 8

 

생각의 갤러리

삶의 마지막 순간을 담다 | <있는 것은 아름답다> ․ 12

 

인터뷰: 박건식(MBC PD)

<PD수첩>은 정면으로 승부한다 | 김도연 ․ 14

 

이론으로 보는 세상

왜 ‘공황 장애’에 걸리는 연예인이 많을까?: 감정 습관 | 왜 “더도 덜도 말고 딱 한 번만”이라도 해보는 게 필요한가?: 작은 습관의 힘 | 왜 양치질을 하고 나면 입안에 얼얼한 느낌이 들까?: 습관 마케팅 | 왜 직원들이 ‘자존감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한가?: 라테의 법칙 | 왜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질문은 우문(愚問)인가?: 습관화 | 강준만 ․ 47

 

인물 FOUCS

얀 쿰: “모든 스마트폰에 왓츠앱이 깔리는 게 우리의 목표다” | 김환표 ․ 82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중국 중세의 예술 | 박홍규 ․ 99

 

미디어 전략

저널리즘 싱킹 방법론의 5단계 전략 | 이정환 ․ 117

 

정치 VS 정치

동물국회와 패스트트랙 | 이철희 ․ 132

 

문제적 인물

평화보다 패권을 중시하는 존 볼턴 | 안문석 ․ 147

 

친절한 경제학

화폐를 둘러싼 경제의 모험 | 성현석 ․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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