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물과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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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19년 2월호

  • 관리자 (inmul)
  • 2019-01-23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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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고통받지 않는 사회

 

인터뷰: 김승섭(고려대학교 교수)

 

최근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출간한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를 만났다. 2017년 발간된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한겨레』,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문화일보』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저자인 김승섭 교수는 『조선일보』, 『시사IN』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었다. “차별과 사회적 고립과 고용 불안이 인간의 몸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가설을 탐구하는 학문”인 사회역학을 연구하는 학자인 김승섭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건강 연구, 소방공무원의 인권 상황 실태 조사,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단원고등학교 생존 학생과 가족 대상 실태 조사 연구,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천안함 사건 생존자 건강 연구 등 수많은 연구 과제를 진행해왔다. 그는 “제 연구 주제와 메시지가 좌파, 우파로 나뉠 만한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는 드리고 싶다. 좌든 우든 모두 건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강조했다. 2019년에는 안식년을 맞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저임금 이주 노동자 연구’에 참여할 계획이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가 있다

 

김승섭 교수는 사회가 만든 고통을 연구하는 학자다. 병이 든 사회에서 고통은 약자에게 집중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선은 소수자와 약자를 향할 수밖에 없다. 김승섭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가 누구도 믿지 못하는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을과 을이 싸우고 있다면서, 을이 을을 죽이는 동안 문제를 일으킨 갑들은 안전한 곳에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를 만들어내는 구조는 변하지 않는 가운데, 사람들은 성소수자나 난민 등 자신보다 약한 이들, 즉 소수자들에게 분노를 돌리고 있다.

HIV 감염자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견 동등하게 보이는 의견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동등한 의견이 될 수 없다. 그리고 약자에 대한 편견과 프레임이 그들을 더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김승섭 교수는 자신도 모르는 문제가 많고 연구는 늘 미흡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학자로서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설명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며,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학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 주요 내용

 

명랑 독서―――――――――

서민의 「명랑 독서」에서는 ‘한국 남자’라는 말이 불러온 소요를 이야기한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한국, 남자』의 저자 최태섭과 인터뷰하고 회원들에게 “어쩌면 그렇게 한(국)남(자)스럽니?”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분노한 남성 독자들은 예스24를 탈퇴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탈퇴 ‘인증샷’을 올렸다. 하지만 통계는 남성이 여성보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남성들이 책을 많이 읽고, 그들이 선호하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인터넷서점은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예스24 탈퇴를 감행한 섣부른 남성 독자들의 평과 달리, 『한국 남자』는 한국 남성들이 소수 지배층의 논리에 따라 이상적인 남성상에 얽매여 고통받고 있음을 지적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겪는 실패를 다른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에게 전가하는 것이 문제임을 밝힌다.

 

세상 이야기―――――――――

강준만의 「왜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파멸’인가?: 지방소멸론과 지방분권의 함정」에서는 중앙 권력이 저지르고 있는 ‘지방분권 사기극’에 대해 살펴본다. 2015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이상호는 「한국의 ‘지방 소멸’에 관한 7가지 분석」 보고서에서 부산시 영도구와 동구는 광역시 소속 지자체 최초로 소멸 위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2016년 3월 『국민일보』는 2015년 기준 전국 지자체의 30퍼센트가량을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2018년 8월 『한겨레』의 점검에 따르면, 2017년 전국 6대 광역시 가운데 수도권인 인천을 제외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5개 지방 대도시의 인구마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지방은 소멸할 것인가? 그래서 지방분권이 해답인가? 그런데 그동안 중앙 권력은 ‘지방분권 사기극’을 저질러왔다. 국민 행복의 핵심이라 할 안전과 복지엔 돈이 많이 들어간다. 중앙은 돈줄은 놓지 않고 틀어쥐면서 안전과 복지를 지방에 떠넘기는 잔꾀를 부렸다. 그것도 지방분권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말이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은 지방분권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돈이 많이 생기는 일은 지방분권을 결사반대하는 짓을 천연덕스럽게 저질러온 것이다.

 

인물 FOUCS―――――――――

김환표의 「야마다 아키오: “기업은 사원을 위해 존재한다”」에서는 일본에서 천국 같은 회사를 만든 미라이공업의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에 관해 살펴본다. 야마다는 “사원은 회사의 전부다, 나에게 유토피아란 사원의 무사생존이다, 사원이 기뻐야 회사가 기쁘고 내가 기쁘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그것은 회사도 사람들이 모인 하나의 집단인 이상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야말로 경영의 가장 근본이 되는 요소라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미라이공업이 ‘샐러리맨의 천국’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동조건과 복지 제도에 있다. 직원을 정직원으로 고용하고 있으며, 70세 정년과 종신 고용을 보장한다. 그래서 미라이공업이 생산하는 제품은 무려 90퍼센트가량이 특허를 갖고 있는데, 야마다의 ‘당근 정책’이 이런 특허품을 낳았음은 물론이다.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박홍규의 「서양 중세의 예술」에서는 중세 예술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흔히 ‘중세 미술’이라고 하면 서양 중세 미술, 특히 성당 건축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유럽의 비잔틴미술까지 포함해서 언급한다. 비잔틴미술을 포함해 서양 중세 미술의 특징은 ‘개념적 미술’이다. 근대의 미술은 원근법에 입각해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한 화면에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난 일을 그리지만 중세 미술은 더 많은 정보를 담는 데 집중한다. 이는 중세 서양 미술이 글을 읽지 못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종교를 가르치는 도구였기 때문이다. 중세 서양의 기독교 미술은 유대교나 이슬람교의 미술과 차이를 보이는데, 유대교·이슬람교와 달리 신이 인간으로 나타났다는 교의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또한 마리아의 존재는 어머니를 여읜 사람들, 자식을 잃은 여성들이 여기서 위안을 얻었다.

 

미디어 전략―――――――――

이정환의 「메시지를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손쉽게 전달할 수 있는 시대에 필요한 미디어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몇 년 전부터 글쓰기 강좌가 늘어나고 있고 온갖 글쓰기 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글이란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글쓰기는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중요한 건 메시지다.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말과 글 모두 결국 메시지, 더 근본적으로 인식과 통찰이 있어야 힘을 갖는다. 말은 좀더 순발력이 필요하지만 글은 관점과 판단만 잘 살려도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메시지가 명확하면 스토리텔링은 오히려 부수적인 문제다. 기사가 잘 안 되는 건 취재가 충분하지 않아서고 스토리텔링이 꼬이는 건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 VS 정치――――――――――

이철희의 「민주정치, ‘더 나은 해법’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에서는 정치적 타협의 과정과 시스템에 대해 살펴본다. 인간이 복잡 미묘한 존재이듯, 정치적 타협의 과정도 다 드러내놓고 설명할 수 없는 거래와 협잡 따위가 있기 마련이다. 타협의 절차는 마땅히 정해놓아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타협의 결과물이다. 민주정치는 표의 등가성에서 출발해 다수결로 의사를 정하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다수주의다. 정치는 어떤 생각이 더 많은지를 세어보는 검수(checking)가 아니라 설득과 반박의 토론과 타협을 통해 ‘더 나은 해법’을 찾아내는 창조(creating)다. 타협의 핵심은 자신의 원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수를 형성하려는 노력이다. 다수가 공감하거나 동의할 수 있도록 이미 제시된 방안을 계속 조정(tuning)하는 것이다.

 

청년, 그 경계인의 시선――――――――――

김민섭의 「분노의 글쓰기, 증오의 글쓰기」에서는 나쁜 글이 독자 개인을 넘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좋은 글은 어떠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본다. 독자들에게 비난하고 혐오할 대상을 정해주고 필자가 나서서 온갖 분노의 감정을 쏟아내는 것은 무척 쉽다. 언론사는 그러한 글을 전략적으로 노출하고 바이럴을 일으킨다. 여러 사람이 댓글을 달고, 공유를 하고, 속된 말로 열심히 ‘퍼다 나른’다. 필자들은 분노해서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함께 분노하기를 요청한다. 그러나 그들의 글을 읽고 나면 분노보다는 다른 감정이 조금 더 커진다. 바로 ‘증오’와 ‘혐오’인데, 이것은 분노와 닮아 있지만 그 결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르다. 세대, 성별, 지역 등 여러 관계에서 갈등을 심화시키고, 필연적으로 단절, 폐쇄, 고립 등의 문제를 불러온다.

 

언론 비평―――――――――

정철운의 「여전한 공영방송의 위기, 답을 찾아야 한다」에서는 지상파 플랫폼 붕괴에 따른 공영방송의 위기와 전략에 대해 진단해본다. 지난 10년 동안 전국언론노조의 최우선 요구안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었다. 권력에서 독립된 지배구조 개선은 공영방송의 신뢰도·자율성·경쟁력 등 모든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처럼 묘사되어왔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지배구조 개선만으로 공영방송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영향력 감소와 경쟁력 약화에 따른 경영 적자다. 경영 적자는 필연적으로 공영성의 악화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경영 적자는 대규모 구조조정, 혹은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유튜브 탓일까? 넷플릭스 탓일까? 아니면 여전히 지배구조의 문제인가? 지금 공영방송은 지배구조 개선 이상의 고민을 해야 한다.

 

- 차례

 

명랑 독서

한국 남자들이여, 어디로 가시렵니까? | 서민 ․ 8

 

생각의 갤러리

북한 그래픽디자인展 | <영국에서 온 Made in 조선> ․ 12

 

인터뷰: 김승섭(고려대학교 교수)

약자가 고통받지 않는 사회 | 지승호 ․ 14

 

세상 이야기

왜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파멸’인가?: 지방소멸론과 지방분권의 함정 | 강준만 ․ 49

 

인물 FOUCS

야마다 아키오: “기업은 사원을 위해 존재한다” | 김환표 ․ 88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서양 중세의 예술 | 박홍규 ․ 104

 

미디어 전략

메시지를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 이정환 ․ 124

 

정치 VS 정치

민주정치, ‘더 나은 해법’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 | 이철희 ․ 139

 

청년, 그 경계인의 시선

분노의 글쓰기, 증오의 글쓰기 | 김민섭 ․ 154

 

언론 비평

여전한 공영방송의 위기, 답을 찾아야 한다 | 정철운 ․ 169

 

신간안내

지방은 왜 가난해지는가 ․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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