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물과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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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사상 2019년 8월호

  • 관리자 (inmul)
  • 2019-07-19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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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정신을 이어간다는 것

 

인터뷰: 이정미(정의당 전 대표)

 

2018년 7월 23일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대변한 소수자의 목소리가 지금도 소외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죽음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1년이 지난 오늘도 노회찬은 아쉽고, 그립고, 아픈 존재다. 그는 당에 남긴 유서에서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 유지를 받아안은 이정미 전 대표는 ‘노회찬 없는 1년’을 묵묵히 버텼다. 이정미 전 대표는 2018년 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혁을 위해 단식 농성을 불사했다. 거대 양당 체제가 추동하는 적대 정치를 끝내자는 의지는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 트랙 지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정치 개혁 유인은 소수 정당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2020년 우리는 예년과 다르지 않은 정치를 목도할 수 있다. 노회찬 의원의 유지대로 진보 정당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건만 양당 체제의 벽은 높기만 하다. 이정미 전 대표는 ‘노회찬 정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 정치가 보듬어주지 못했던 사회적 약자 곁으로 다가가는 정치를 말합니다. 그런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신에만 그치면 노회찬 정신을 절반만 이야기하는 거예요.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정치가 성공해야 나머지 절반도 이야기하는 겁니다.” 이정미 전 대표가 단식도 마다하지 않고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며 정치개혁을 부르짖은 이유도 노회찬 정신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려운 듯했다.

 

그리운 이름, 노회찬

 

2019년 6월 28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원포인트 합의를 해서 국회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활동 기한을 2개월 연장했다. 그렇지만, 정의당 소속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사실상 해고였다. 이번 합의가 패스트 트랙을 무력화하려는 자유한국당의 요구에 더불어민주당이 굴복한 것으로 비친다. 2018년 연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 개혁 합의를 위해 단식 농성을 한 이정미 전 대표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정치 개혁이 관철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양당 독점 기득권 체제’를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한 극단의 대결 정치는 종식을 고해야 하는 적폐다.

노회찬 전 의원은 2016년 7월 4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권력구조이든 국민의 지지가 국회 의석수에 일치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승자독식과 지역 패권 정치를 연명시켜온 현행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를 그대로 둔 채 권력구조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기둥을 그대로 둔 채 초가지붕을 기와지붕이나 콘크리트 슬래브 지붕으로 바꾸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또 2017년 2월 9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도 이렇게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국민의 사표를 방지함으로써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다양한 국민의 요구와 지향이 정치에도 정확히 반영되는 가장 선진적인 정치제도입니다.”

이정미 전 대표는 ‘노회찬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정치가 보듬어주지 못했던 사회적 약자 곁으로 정치가 더 다가가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정당정치가 성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서 다수이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권리가 없는 이들을 대표하는 정당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노회찬 전 의원이 한국 사회에 남긴 영향은 3가지라고 말한다. 첫째, 사회 약자들의 이름이 정치 안에서 호명되기 시작했다. 둘째, 호주제 폐지, 성소수자 인권 등 젠더 문제를 대중 이슈로 만들었다. 셋째, 대한민국에 진보 정당의 필요성을 꾸준히 역설하고 그것을 인정하게 만들었다. 이제 노회찬 전 의원의 메시지는 우리 정치의 몫이 되었다.

 

 

- 주요 내용

 

명랑 독서―――――――――

서민의 「명랑 독서」에서는 AI 의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흔히 AI 의사라고 하면 로봇이 진료실에 앉아 진료를 보는 것을 연상한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과학, 누구냐 넌?』은 뛰어난 과학자와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주제별로 전문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눈 결과를 담았다. AI 의사에 대해서는 한국에 왓슨을 도입한 김종엽 건양대병원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왓슨의 실체는 의료용 서브프로그램이며, 본체는 IBM 본사에 있다. 왓슨을 들여왔다는 것은 왓슨 접속 계정을 얻었다는 뜻이다. 왓슨의 진단은 의사, 특히 경험이 부족한 젊은 의사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국내 대형 병원들은 아직 왓슨 도입에 소극적인데, 그것은 돈 때문이다.

 

명언 인문학―――――――――

강준만의 「명언 인문학」에서는 정치, 정치인, 민주주의, 냉소주의, 타협, 여행, 권태, 의심, 상상력 등과 관련된 명언을 통해 인문학을 공부해본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고 했지만, 이 말은 오만한 말이다. 인간만 정치적 동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의 동물행동학자이자 『털 없는 원숭이』의 저자인 데즈먼드 모리스는 “정치의 기원은 인류의 기원보다 오래다”라고 했다. 인간의 정치란 인간에 앞서 정치를 했던 원숭이들의 정치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니, 정치의 수준이 저급하다고 해도 크게 분노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오죽하면 미국의 유명한 독설가인 앰브로즈 비어스가 “정치는 원칙의 경쟁으로 위장하는 밥그릇 싸움이다. 사익을 위한 공공적 활동이다”라고 했겠는가? 물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정치는 물리학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인물 FOUCS―――――――――

김환표의 「제임스 시네갈: “기업 문화야말로 사업의 모든 것이다”」에서는 글로벌 유통업계에서 높은 임금과 뛰어난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코스트코의 창업자 제임스 시네갈에 관해 살펴본다. 2014년 5월 미국의 구직 정보 업체 글래스도어가 미국 내 약 30만 개 기업의 직원 2,30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원 보수·복지’ 순위 조사에서 창고형 할인 매장으로 유명한 코스트코가 구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코스트코 매장 계산대 직원의 평균 시급은 15.2달러로, 타깃(8.18달러), 월마트 샘스클럽(9.37달러) 등보다 훨씬 많았다. 또 시간제 근로자에게도 정규직과 동일한 건강보험·유급휴가·질병 수당 등의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시네갈은 “직원들에게 좋은 급여를 지불하는 건 옳은 일인 동시에 훌륭한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라며 직원 행복 경영을 구현했다.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박홍규의 「중세 한반도의 사상」에서는 ‘한국 철학’에 대해, 그리고 중세 동안 한국에서 이루어진 사상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신라는 스스로 ‘부처의 나라’라고 불렀으나, 실제로는 철저한 계급사회였다. 원효마저도 골품제 개혁은 이야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권력에 밀착한 모습을 보였다. 그에 비해 범일은 권력과 거리를 두고 체험을 강조했다. 요세의 백련결사는 실천을 강조함으로써 불교계의 세속화와 사회 모순을 극복하고자 했으며, 이는 서민의 지지를 얻어 몽골 침입을 극복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고려의 만적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는 말만 남겼으나, 그것만으로도 위대한 사상가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전략―――――――――

이정환의 「솔루션 저널리즘, 질문으로 시작하자」에서는 우리 사회가 마주하는 온갖 문제에 대해 해법을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해 변화의 매뉴얼을 제안하는 언론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논해본다. “세상은 원래 이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많은 독자가 기사를 읽으면서 좌절하고 절망한다. 요양원이나 쪽방촌 같은 문제는 답이 안 보이는 것 같지만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 현상을 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해법과 대안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데이터로 입증되어야 한다. 한 번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구조의 개혁을 끌어낼 수 있는 본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실패의 경험과 위험 요소까지 충분히 담고 있어야 한다. 솔루션 저널리즘의 결과가 실제로 변화와 실천의 매뉴얼이 되어야 한다.

 

정치 VS 정치――――――――――

이철희의 「대통령은 어떻게 성공하는가?」에서는 국내외 성공한 대통령과 실패한 대통령의 사례를 살펴보고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모색해본다.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성공한’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되었다. 이대로 실패한 대통령의 역사를 반복하기만 한다면 대통령직은 재앙의 자리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걱정이 기우(杞憂), 말 그대로 쓸데없는 걱정이면 좋겠지만, 사사건건 대통령을 공격하고,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 정치적 마케팅의 가장 유효한 수단인 것처럼 생각되는 시절이니 과연 기우일까 싶다. 이런 불행한 흐름을 차단해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은 개인적 영광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좋은 일이다. 대통령의 성패에 따라 좀 과장해서 말하면 국운의 성쇠가 달려 있고, 국민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변혁을 꿈꾸는 사람들――――――――――

안문석의 「버니 샌더스: 워싱턴의 당당한 민주사회주의자」에서는 미국 무소속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의 생각과 주장, 행보를 살펴본다. 샌더스는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로 규정한다. 민주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을 국유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인정하고 성장을 추진하면서도 실제 부의 생산에 종사하는 중산층의 수입과 삶의 질 향상에 주목한다. 세금을 거둬 국민의 복지를 향상하는 데 국가정책의 중심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배경에서 그는 일찍부터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을 위한 활동에 주력하며 최저임금 인상과 직장 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 그가 실현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생각은 월스트리트의 1퍼센트가 아니라 나머지 99퍼센트가 행복한 미국이다. 이러한 그의 일관성 있는 주장은 유력한 정치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친절한 경제학――――――――――

성현석의 「제갈공명의 산업정책」에서는 일본의 무역 도발에 맞서 우리가 취해야 할 산업정책에 대해 고찰해본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고순도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 3가지에 대한 수출 절차를 종전보다 까다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재들은 일본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2007년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이 주장했던 것처럼 과학기술과 제조업 기반을 포기하고 금융과 컨설팅 등에 전념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제는 각국이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에 전념하면서 자유무역을 하면 모두에게 이롭다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분업 구조는 작동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비용이 더 들어도 핵심 소재와 부품은 자급해야 한다. 그러자면 과학기술과 제조업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

 

 

- 차례

 

명랑 독서

AI 의사를 아시나요? | 서민 ․ 8

 

생각의 갤러리

에드워드 김 추모 사진전 | <내 마음속 풍경> ․ 12

 

인터뷰: 이정미(정의당 전 대표)

노회찬 정신을 이어간다는 것 | 김도연 ․ 14

 

명언 인문학

“정치는 원칙의 경쟁으로 위장하는 밥그릇 싸움이다”: 정치 | “정치인과 기저귀는 둘 다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정치인 | “민주주의는 정치인에 의한 지배다”: 민주주의 | “냉소주의자는 맛이 간 이상주의자다”: 냉소주의 | “타협은 추한 단어가 아니라 고상한 단어다”: 타협 | “여행은 무엇인가를 사진에 담기 위한 전략이 되고 있다”: 여행 | “권태에 빠진 사람은 종종 ‘미니 콜로세움’을 만든다”: 권태 | “회의(懷疑)는 지식인의 정조다”: 의심 |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 상상력 | 강준만 ․ 44

 

인물 FOUCS

제임스 시네갈: “기업 문화야말로 사업의 모든 것이다” | 김환표 ․ 83

 

박홍규의 인문 이야기

중세 한반도의 사상 | 박홍규 ․ 101

 

미디어 전략

솔루션 저널리즘, 질문으로 시작하자 | 이정환 ․ 120

 

정치 VS 정치

대통령은 어떻게 성공하는가? | 이철희 ․ 136

 

변혁을 꿈꾸는 사람들

버니 샌더스: 워싱턴의 당당한 민주사회주의자 | 안문석 ․ 153

 

친절한 경제학

제갈공명의 산업정책 | 성현석 ․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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