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구입

도서구입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시 중 가
20,000
판 매 가
18000
수량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한옥의 과학과 미학


글․사진 임석재 | 쪽수 408쪽 | 판형 152×225(신국판, 무선, 올컬러)
값 20,000원 | 분야 인문교양 > 한옥
ISBN 978-89-5906-242-3 03610 | 출간일 2013년 10월 14일


키워드 : 한옥, 과학, 미학, 건축 공간, 온돌(방), 햇빛, 창호(지), 흙벽, 바람, 호모 루덴스, 가족, 대청, 좌식 문화, 체성감각, 관음, 그림자, 창살, 기하주의, 휴먼 스케일, 리얼리즘, 예별이, 유교 형식미


▣ 출판사 서평


우리가 몰랐던 한옥의 ‘다섯 가지 지혜’
“한옥은 가장 한국다운 집이자 ‘한국다움’이라는 근원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구현한 건물이다.”
사람들이 한옥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지금의 삶이 피곤하고 힘들기 때문이다.



한옥은 가장 한국다운 집이다


한옥은 한국 사람들의 집이다. 한옥에는 한국인의 세계관과 자연관, 국민성과 가치관이 녹아 있다. 식민지 시대와 급격한 근대화를 겪으면서 국민성도 바뀌고 집도 바뀌었지만 저 마음속 깊은 곳에 여전히 변하지 않는 한국인의 기본적인 국민성이 있다. 크게 보면 경험주의, 상대주의, 현실주의이며 여기에서 다양한 세부 특징이 갈라져 나타난다.
사람들이 한옥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이런 본성에 가장 잘 맞는 집이기 때문이다. 이런 본성은 한옥에서 지혜로 다듬어지고 행복으로 승화된다. 한옥 열풍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삶이 피곤하고 힘들기 때문에 지혜와 행복을 그리워하면서 나타난 현상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국민성에서 발현되고 승화된 지혜와 행복이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에게 잘 맞게 되며 그렇기 때문에 그리운 것이다.
한옥은 오늘의 시대와 이어질 수 있는 공통의 끈을 가지고 있다. 바로 한옥이 ‘가장 한국다운 집’이라는 말이다. 한옥은 과거의 유물에 머물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근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시대를 초월해서 하나로 엮어주는 근원성인데, 시대가 변하고 국민성마저 변했지만 밑바탕에 변하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 ‘한국다움’이라는 근원적 특성을 가장 종합적으로 구현한 건물이자 주거 형태다.
최근에 한옥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이 열풍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한옥은 불편하다’는 인식이다. 특히 여자들 사이에 한옥은 ‘여자를 죽이는 집’이라는 다소 과격한 말을 써가며 한옥을 미워하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었다. ‘우리 할머니가 직접 한옥에서 살아보았는데’라며 실제 경험을 증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현대 주거 생활 특히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한옥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옥은 절대 선도 아니고 완벽한 만능의 집도 아니다. 한옥의 불편한 점은 한옥의 장점과 동전의 앞뒷면처럼 붙어 있다. 다시 말해 한옥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불편한 점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가 기계주의와 물질주의의 노예가 된 비정상적인 현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만 불편한 것일 수 있다.
이 책은 한옥의 불편함과 관련하여 잘못된 편견이 갖는 문제와 그 배경을 설명한다. 한옥이 결코 불편한 집이 아니며, 설사 일부 불편하더라도 그것이 더 큰 장점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일부러 불편한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인간사의 이치라는 것이 원하는 것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수고를 해야 되는 것인데, 한옥의 불편함이란 것도 이런 순한 상식의 범위 내에 들어온다. 이 책은 한옥의 불편함에 대해 과학적으로 바로잡는 한편 한옥의 진정한 미학과 장점을 소개한다.


한옥은 행복한 집이다


한옥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들과 받아들여야 할 것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한옥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변해야 된다. 일상생활에 대한 나의 인식과 집에 대한 나의 가치관이 변해야 된다. 기계에 찌들고 중독된 현대의 주거 방식 가운데 일정 부분을 포기해야 한옥의 진짜 장점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노력 없이 기계에 의존해서 좋은 것만 취하려는 발상으로는 한옥의 장점을 얻을 수 없다.
도대체 내가 왜 한옥에 살려고 하는 것인지, 한옥에 살면 아주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은지, 그런 좋은 점을 얻고 누리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나의 생활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등을 한 번이라도 묻는다면 한옥의 장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좀더 근본적으로 반드시 한옥을 통째로 짓고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한옥의 지혜와 교훈을 즐기고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문화-여가 활동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이것을 실생활에 잘 적용하면 심한 정신적 불안증에 시달리는 현대 생활에 큰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한옥은 집의 존재 이유,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사는 목적, 집의 의미와 가치, 집의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해서 근본을 지켰기 때문에 행복한 집이다. 따라서 한옥의 가치와 장점, 한옥의 미학과 참뜻을 알기 위해서는 이런 근본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행복의 근본은 무엇일까. 한옥의 행복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한옥은 왜 행복한 집일까. 바로 이 책의 내용인 다섯 가지 지혜, 즉 과학적인 집, 신기한 집, 감각적인 집, 포근한 집, 화목한 집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모두 그대로 행복의 원천이자 근원이 된다. 물론 그렇기 위해서는 행복의 조건을 알고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한옥은 ‘과학적인 집’이다


한옥은 겨울에 햇빛이 잘 들고 여름에 바람이 시원하게 통하게 해주는 집이다. 기술이나 기계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햇빛과 바람이라는 자연 환경, 즉 기후 효소를 적절히 활용한다. 인간의 삶과 관련된 기후 요소는 결국 햇빛과 바람 두 가지로 귀결된다. 둘은 여름과 겨울에 각각 반대 상황에 놓인다. 여름에 더우면 따가운 햇빛은 피해야 하며 시원한 바람이 해답이다. 겨울에 추우면 살벌한 바람은 피해야 하며 따스한 햇빛이 해답이다. 한옥은 이런 해답을 가능하게 해주는 구조를 가졌다.
한옥은 여름에 바람이 잘 통하면 겨울에 해도 잘 들게 되어 있다. 여름의 통풍과 겨울의 채광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구조다. 여름에 햇빛을 피하면서 바람을 집 안 가득 들이는 구조다. 겨울에는 반대로 바람을 피하면서 햇빛을 가득 들인다. 정말로 과학적이다 못해 오묘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한옥은 특별히 이상하게 생긴 것도 아니다. 여름과 겨울의 모양이 다른 것도 아니다. 계절이 바뀌면 집을 고쳐 짓거나 모양을 바꿔야 되는 것도 아니다.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똑같은 집을 가지고 이런 엄청난 일을 가능하게 한다. 지붕과 창과 방이라는 집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공통적으로 사용해서 여름과 겨울에 이렇게 정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한옥은 ‘신기한 집’이다


한옥은 방은 작은데 이상하게 집이 좁지 않게 느껴지며 놀이터처럼 재미있는 집이다. 한옥의 공간은 다양하다. 다양하다 못해 무궁무진하다. 다양성의 끝을 알 길이 없다. 규칙화하기도 정말 어렵다. 한옥은 건물 골격이 늘 다양하게 변화하며 ‘항변恒變’의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무쌍이라는 말이 한옥의 가변성에 겨우 근접하는 단어다. 늘 변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가변성의 극치다. 공간은 고정된 형식을 거부하며 ‘무형’의 상태를 대표적인 특징으로 갖는다.
한옥은 집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다. 내가 내 손으로 직접 조작하고 노는 창조적인 놀이터다. 따로 시간을 내서 놀러 갈 필요도 없다. 창문을 열고 닫으면서 집 안을 오가는 일이 모두 놀이다. 일상생활 자체가 놀이이니 이것을 담는 그릇인 집은 놀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윤증 고택 사랑채를 보자. 이 집의 차원은 무엇일까. 3차원인지 2차원인지, 아니면 4차원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벽을 세운 목적도 나누기 위해서인지 통하기 위해서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공간은 실내일까 실외일까. 또한 저 공간은 방일까 마당일까. 뚫린 구멍이 불규칙하고 벽이 어긋나 있기 때문에 집은 곧 숨바꼭질 같은 놀이를 하기에 좋은 놀이터가 된다.
한옥의 놀이 기능은 동선의 다양성에서 기인한다. 동선은 갈래를 쳤다 합친다. 동일한 목적지에 대해서 질러 가기와 돌아가기가 동시에 가능하다. 지름길과 갈림길이 섞여 있다는 뜻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않고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올 수도 있다. 창문을 다 열면 뼈대만 남아 이 세상에서 가장 개방적인 집이 되지만 적당히 열고 닫으면 숨고 감추는 데 가장 뛰어난 구조이기도 하다.


한옥은 ‘감각적인 집’이다


한옥은 햇빛과 그림자를 즐기며 건강한 관음증을 유발하는 집이다. 한옥은 햇빛을 감각으로 받는 데 아주 뛰어난 구조를 가졌다. 일단 처마가 햇빛을 걸러낸다. 천장이 낮고 방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한 번 들어온 햇빛은 방 안 가득 퍼진다. 거기에 좌식 문화는 햇빛을 즐기기에는 최고다. 바닥에 퍼져 있는 햇빛을 온몸으로 물기 닦듯 흩어 모은다. 창문 앞 방바닥에 ‘철퍽’ 앉아서 아이가 어미 젖 구하듯 애절하게 즐긴다. 온몸으로 받아 살갗 전체로 즐긴다. 바로 체성감각을 통해서다. 겨울에 받는 한 줄기 햇빛은 참으로 따뜻하기도 하려니와 우리 조상은 이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좌식 문화와 결부시켜 살갗을 총동원해 체성감각으로 즐겼다. 가히 햇빛의 미학이라 부를 만하다.
한옥에서는 관음 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공간이라는 건축 형식을 통해 존재 환경과 그 속의 대상을 대하고 수용하는 심미 형식 혹은 놀이 형식이다. 즉, 가변 공간을 즐기는 방식이다. 사람은 이것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사람을 즐기는 방식도 건물이 잘라내는 부분을 기준으로 삼아 몸 전체에 대해 상상과 추측을 하는 쪽에 가깝다. 집의 일부분과 가재도구 같은 소품들이 모두 대상이다.
운현궁 노락당을 보자. 집과 담을 잘라 일부만 보여준다. 은근히 은밀하다. 적당히 은밀하다. 그래서 호기심을 일으킨다. 호기심은 스토리이고 스토리는 쉴 거리의 여유다. 중문을 돌아가는 여정에 쉴 거리를 넣었다. 댓돌을 소담하게 오르면 돌확과 굴뚝이 마중 나온다. 따뜻하긴 한지, 밥은 잘 되고 있는지, 한옥에서는 일상을 공간 스토리로 만드는 묘한 작용이 있다. 이것이 바로 관음이다.


한옥은 ‘포근한 집’이다


한옥은 어머니 품이나 자궁 속 같은 느낌을 주는 집이다. 자궁 효과란 어머니 자궁 속에 들어앉아 있는 것처럼 조형 환경이 자신을 포근하게 감싸줄 때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이다. 한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자신의 존재를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낄 때는 태아 때 어머니 자궁 속에 있을 때다. 이때의 기억은 여러 형태의 무의식으로 한 사람의 기억에 강하게 자리 잡아 그 사람의 정서와 감성에 평생 영향을 끼친다.
공간 환경이 이런 기억들을 깨우쳐줄 수 있다면 사람은 어머니 자궁 속에 든 것 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한옥의 방들은 대부분 이런 스케일을 유지한다. 김동수 고택 사랑채을 보자. 방의 크기가 아담하며 천장도 거기에 맞춰서 아늑하다. 창문은 사람의 키보다 약간 낮으며 그 밖에 있는 마당도 몇 걸음이면 건너갈 수 있다. 저 너머에 있는 행랑채는 손에 잡힐 듯 친근하다.
자궁 효과는 소속감과 안정감을 줌으로써 사람의 정신과 정서를 편안하게 보호해주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관계 조건이다. 이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휴먼 스케일이다. 이런 조건은 사람이 존재감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공간 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사람들은 왜 춤을 추고 자기 몸을 씻고 문신을 새기고 자우를 할까. 그 속에 정신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 사람들은 자기 몸을 인식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 여러 행동을 한다. 결국 자기 몸을 바라보는 자기애의 발로인 것이다. 내 몸을 둘러싼 이런 행위들의 궁극적 목적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한 것이다.


한옥은 ‘화목한 집’이다


한옥은 어울림의 미학이 살아서 가족 간의 화목을 부르는 집이다. 한옥의 창문은 한국의 전통적인 민족 정서나 인간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한옥의 창문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의 여러 전통적인 정서가 물씬 느껴진다. 고즈넉한 겸손과 아기자기한 자유로움, 넉넉한 여유와 은근한 짜임새 등 다양하다. 이런 정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족 생활에 유추될 수 있는 인간관계다. 한옥의 창에는 한국 특유의 여러 인간관계가 표현된다. 한옥의 창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 사람끼리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향단은 흔히 보는 두 짝짜리 문인데 창살 문양을 달리해서 차별했다. 차별은 부부 관계로 읽을 수 있다. 두 개의 문은 부부가 서로 의지하며 살가운 연을 과시하는 것 같다. 다정해 보인다. 왼쪽의 만자살이 굵은 정사각형을 두르고 남편 같다면 그 옆에서 섬세한 세살로 치장한 아내가 다소곳이 함께했다. 혼자 있어도 괜찮을 법해 보이지만 어울림의 미학은 만들어내지 못한다. 두 개의 문양이 어울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부부의 연이다.
한옥의 창이 나타내는 가족 관계 가운데 으뜸은 친자의 정이다. 크고 작은 두 창이 함께 있을 때다. 다 그런 건 아니고 조건이 있다. 크기 차이가 분명히 나야 되지만 너무 심해도 안 된다. 둘 사이의 거리는 가까워야 한다. 모양과 형태도 너무 다르면 안 된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람 사이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해당되는 조건들이다. 판박이로 닮으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부모 자식은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 차례


서문 ․ 4


1장 과학적인 집 : 햇빛과 바람의 과학


해가 잘 드는 집
기후 요소와 한옥의 과학 ․ 33
햇빛의 과학 (1) 지붕 처마의 돌출 ․ 40
햇빛의 과학 (2) 창과 방의 크기 ․ 49
의외로 따뜻한 한옥 흙벽, 창호지, 이중창 ․ 57
온돌과 우수한 난방 과학 ․ 62


바람이 잘 통하는 집
‘통’의 원리 (1) 거시 기후에 맞춰 바람길을 내다 ․ 66
‘통’의 원리 (2) 마당을 비워 찬 공기 주머니를 만들다 ․ 73
‘통’의 원리 (3) 사선 축을 더하다 ․ 81
선비들의 집 이상과 자연의 이치 ․ 91


2장 신기한 집 : 공간의 미학


가변성과 놀이 기능
한민족과 놀이 본능 ․ 97
신기한 집 - 놀이 기능과 숨바꼭질 ․ 104
도시의 도로망 같은 한옥의 동선 ․ 112
‘호모 루덴스’와 한옥의 놀이 기능 ․ 122


무상, 원통, 불이
무상과 한옥 공간의 다양성 ․ 126
둥글어 통해 ‘원통’한 한옥 공간 ․ 137
소통, 돌아가기, 질러 가기 ․ 145
불이 - 공간의 안팎을 딱 자르지 않은 한옥 ․ 148
대청 - 자연과 하나 되는 신기한 공간 ․ 152


3장 감각적인 집 : 촉각과 시각의 미학


좌식 문화와 온돌방
살갗, 촉각, 접촉 문화 ․ 163
좌식 문화와 체성감각 ․ 167
체성감각을 살리는 한옥 ․ 171
좌식 문화와 가변 공간 방바닥에 철퍽 앉다 ․ 177
온돌과 접촉 문화 방바닥과 등바닥 ․ 185
온돌 - 한국만의 완전한 좌식 문화 ․ 190


햇빛, 창호지, 관음
햇빛과 감성의 미학 ․ 195
겨울 대청과 햇빛의 미학 ․ 200
창호지와 리얼리즘 ․ 205
광목이 펄럭이는 것 같은 창호지 ․ 210
관음 - 감성작용과 스토리 창출 ․ 216
꺾임이 많은 한옥 구조와 관음 작용 ․ 222


빛, 그림자, 문양
빛과 그림자 ․ 232
그림자의 미학 문양과 절제의 미덕 ․ 237
그림자와 여운의 미학 ․ 244


4장 포근한 집 : 창호지와 휴먼 스케일


창호지의 미학
창호지와 방의 분위기 ․ 259
한국 문학 속 창호지 (1) 낙화와 어릴 때 기억 정서 ․ 268
한국 문학 속 창호지 (2) 포근한 어머니 품 ․ 271
방의 농담을 조절하는 창호지 ․ 275
창호지와 창살 문양 (1) 모태의 바탕과 ‘세살’ ․ 281
창호지와 창살 문양 (2) 기하주의 ․ 288


휴먼 스케일 - 내 몸에 맞춰 짜다
휴먼 스케일의 중요성 ․ 300
휴먼 스케일과 포근함의 미학 ․ 305
휴먼 스케일이 넘쳐나는 한옥 ․ 309
스케일의 미학 대청 천장은 높고 방 천장은 낮다 ․ 314
선비의 덕목과 휴먼 스케일 (1) 포근한 마당 ․ 319
선비의 덕목과 휴먼 스케일 (2) 아담한 문 ․ 324


5장 화목한 집 : 어울림의 미학


화목한 가족을 표현하는 한옥의 창
창과 어울림의 미학 ․ 333
어울림의 미학 가족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다 ․ 338
리얼리즘의 미학 살림살이 이야기를 전해주는 한옥의 창 ․ 350
엄격하지만 친근한 한옥의 입면 구상적 추상 ․ 356
유교 형식미 인과 예 ․ 360


채의 어울림과 화목함의 미학
예별이 채 구성을 통해 계급 질서를 표현하다 ․ 364
부부의 화목 사랑채와 안채의 관계 ․ 375
예보다 인이 우선 행랑채의 조형 구성 ․ 384
한옥의 전경 행랑채가 집의 주인 ․ 388
나눈 뒤 재조합하는 한국인의 조형 의식 ․ 394
유교의 인과 한국의 정 ․ 399


도판 목록 ․ 405



▣ 본문 중에서


한옥은 높은 천장을 잘라서 상당 부분을 지붕 속으로 편입시켜 흙을 채우거나 공기층으로 활용해서 단열 효과를 높였다. 이는 ‘위풍’을 막아주는 데 단연 최고다. 열원이 아래쪽에 있기 때문에 발 주위에는 항상 더운 공기가 머물고 머리 쪽은 시원하니 건강에도 좋다. 공기를 직접 데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건조해지지 않아서 기관지에도 해롭지 않다. 아파트의 난방 방식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양의 라디에이터 방식을 주로 사용하다가 1990년대부터 온돌 방식으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이상의 난방 과학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자체만으로도 우수한 것이다. 이상은 주로 건물의 구조에 관한 것으로 기술적 우수함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같은 기계 방식이 아닌 전통 기술인데도 이렇게 우수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끝이 아니다. 한옥이 우수한 진짜 이유는 이런 기술적 우수함이 앞에서 설명한 햇빛을 활용하는 지혜와 하나로 합해져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데에 있다. 지붕의 돌출 길이, 창의 크기와 위치, 방의 깊이와 천장 높이, 지붕의 높이 등과 하나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해가 잘 드는 집」(본문 64~65쪽)


비밀은 창과 마당과 방에 있는데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창과 문의 구별이 없다. 대부분의 창을 바닥에 가깝게 냈기 때문에 여차하면 사람이 드나들 수 있어서 문이나 다름이 없다. 서양에는 없는 ‘창문’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만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 방의 두 면 이상을 마당이 에워싼다. 건물 구성이 홑겹이며 각 채의 앞뒤로 마당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이런 방의 여러 면에 창문을 냈다. 마당을 접하는 면에는 반드시 창문을 냈으며 방과 방 사이에도 창문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세 가지 구성이 합해지면서 동선은 자유롭다 못해 사람이 다닐 만한 곳에는 모두 길이 났다. 방과 대청이 통하며 방과 방도 통한다. 급하면 방에서 직접 대청으로 나갈 수 있고 옆방에 볼일이 있으면 다른 방을 거쳐 나갈 수도 있다. 방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구멍도 여러 곳이다. 나가는 구멍과 들어오는 구멍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 구멍으로 나가서 저 구멍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뒷마당으로 통하는 구멍으로 나가서 한 바퀴 돈 뒤 앞마당으로 돌아와서 대청으로 올라 들어올 수도 있다. 「가변성과 놀이 기능」(본문 120~121쪽)


관음 작용은 반드시 중간에 사람이나 사물이 있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나 사물을 보여주었다 가렸다를 적당히 조절하는 것은 시각적 자극을 통한 관음 작용으로 직접적이고 노골적이다. 이보다 은근하며 은유적인 방법도 있다. 바로 공간을 기묘하게 짜서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향단 안채가 대표적이다. 향단은 은밀하고 에로틱한 공간의 대명사다. 나는 이 집에만 오면 기분이 묘해지고 없던 정념도 샘솟는다. 관음 작용의 결정판인데, 그 중간에 공간이 있다. 방향과 스케일, 중첩과 불이, 트임과 조임 등 공간을 구사하는 기법이 절묘하기 그지없다. 스케일은 매우 은밀하며 그 속에서 다시 벽과 창문을 나누는 비율이 절묘하다. 이런 공간은 중간에 사람이나 사물이 없더라도 관음에 대해 끊임없이 연상 작용을 일으킨다. 집 전체가 거대한 관음 덩어리라 할 만하다. 「햇빛, 창호지, 관음」(본문 220~222쪽)


한옥 공간은 활짝 밝게 만들 수도 있고 은근하고 포근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중창을 이루는 네 짝의 창문을 열고 닫는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라 방 안의 명암 농도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명암 단계가 그만큼 촘촘해서 선택권의 폭이 넓다. 서양이 유화와 대별되는 수묵화의 농담이라는 기법을 공간에 적용한 것이다. 서양 미술에서는 수채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수채화는 유채색이기 때문에 명암의 농담 차이가 무채색만 사용한 수묵화만큼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한옥 공간은 먹물을 여러 겹 덧칠한 것 같은 느낌이다. 유화나 서양의 공간에는 없는 참으로 절묘한 분위기다. 공간의 켜가 세밀해진다는 뜻이다. 벽으로 막은 공간이 겹치면서 중첩에 의해 세밀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 내에서 빛의 양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그렇게 된다. 그것도 전등 같은 인위적․기계적 조작 없이 오로지 창문과 창호지만을 이용해서 그렇다. 우리 조상이 햇빛을 대하고 받아들이는 감각이 그만큼 섬세하고 조밀했다는 뜻이다. 「창호지의 미학」(본문 277쪽)


한옥에서 사랑채와 안채 사이의 관계는 좀 각별한 데가 있다. 일단 조선 유교 문명에서 부부 관계부터가 그랬다. 양반들의 결혼은 가문 사이의 결합이었지 당사자들의 사랑은 변수가 되지 못했다. 가문 어른끼리 이야기가 되면 흔히 말하는 ‘얼굴도 못 보고 결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부부 사이의 관계는 당사자들 간의 사적 감정보다는 결혼을 통해 가문의 권력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사회 안정을 지키려는 공적 성격이 더 강했다. 부부가 잘 맞아서 금슬이 좋으면 다행이었는데 그렇더라도 남녀유별에 의해 거처 공간이 사랑채와 안채로 갈렸다. 요즘으로 치면 ‘각 방’을 쓰는 것이었다. 남편이 아내라도 보고 싶으면 내외문을 통해 밤에 도둑 들 듯 안채에 들어야 했다. 물론 내외문은 형식적인 것이긴 하지만 당시 부부 사이의 관계가 공적인 성격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예다. 거꾸로 아내가 남편을 보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는 통로는 더 막혀 있었다. 아내는 평생 동안 안채를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안채는 아내에게는 단순한 거처를 넘어서 인생 전부였고 세상 우주 전체였다. 「채의 어울림과 화목함의 미학」(본문 376~377쪽)



▣ 지은이 소개 __ 임석재


건축사학자이자 건축가인 임석재 교수(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부)는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프랑스 계몽주의 건축에 관한 연구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건축을 소재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로 지금까지 저서 48권을 출간했다.
그는 탄탄한 종합화 능력과 날카로운 분석력, 자신만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독특한 학문 세계를 일구며 저술 업적을 남겼다. 주 전공인 건축 역사와 건축 이론을 주제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폭넓은 주제를 다루어왔으며 현실 문제에 대한 문명 비판도 병행하고 있다. 연구와 집필에 머물지 않고 그동안 공부하면서 깨달은 내용과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제 설계 작품에 응용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건축, 우리의 자화상』, 『교양으로 읽는 건축』, 『추상과 감흥』(전2권), 『미니멀리즘과 상대주의 공간』, 『임석재의 서양건축사』(전5권), 『우리 옛 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 『한국 전통건축과 동양사상』, 『서울, 골목길 풍경』, 『서울, 건축의 도시를 걷다』(전2권), 『계단, 문명을 오르다』(전2권), 『건축, 미술을 만나다』(전2권), 『나는 한옥에서 풍경놀이를 즐긴다』, 『기계가 된 몸과 현대건축의 탄생』, 『한국 현대건축의 지평』(전2권) 등이 있다.

 

공통정보입니다.

 

상품 리뷰
No 제목 작성자 날짜 평점
상품 문의
No 제목 작성자 날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