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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전의 충고, 만고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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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전의 충고 만고기담
비상과 평범, 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한 수


글 서신혜 | 그림 손희정 | 쪽수 304쪽 | 판형 128×188(46판, 무선)
값 12,000원 | 분야 비소설 > 에세이 / 자기계발 > 인생론
ISBN 978-89-5906-255-3 03810 | 출간일 2014년 4월 30일


키워드 인생, 충고, 가족, 사랑, 종교, 죽음, 허물, 후회, 망각, 탄식, 게으름, 인생 극장, 예배, 영혼, 여행, 분수, 선악, 미래, 친구, 이기심, 보물, 생명, 부자, 신학, 예수, 도둑, 설교, 교리, 성경


▣ 출판사 서평


비상과 평범, 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한 수
- 인생에 대한 깊은 충고와 통찰을 얻다



100년 전의 충고를 들어라


“인생은 기차로 여행하는 것과 같다. 처음 탈 때는 손님이 많다. 그러는 중 기차 여행을 즐거워할 즈음에 나는 갑자기 내리게 된다.” 인생을 기차 여행에 비유했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결혼을 하고 자식을 얻고 먹고살 만하면 무덤으로 돌아간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런데 100년을 살면서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고 분수를 알지 못하고 남의 허물을 보고 남을 돕지 않고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이 모두 허망하고 헛된 짓임을 알지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의 세계에 갇혀 사는 것이다.
『만고기담(萬古奇談)』은 100년 전, 교역자와 교육가가 현장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예화집이다. 교역자와 교육자들이 청중의 흥미를 끌면서도 그들로 하여금 어떤 깨달음을 할 수 있도록 만들 만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재담집이다. 『만고기담』에는 당시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정치 문제는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는 대신 사회문화적인 문제, 개인 생활 태도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나온다. 나쁜 풍습을 지적하고,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는 삽화를 많이 실었다. 그런 깨달음은 혼란한 사회에서 어떻게 살지 몰라 방황하는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을 향해 ‘무조건 남을 따라할 것이 아니요, 자신을 살피라’는 메시지로 연결된 일화들이 등장한다.
또한 『만고기담(萬古奇談)』은 많은 사람에게 인생에 대한 깊은 충고와 통찰을 전하고 있다. 계속 읽어나가다 보면 불시에 허를 찔린 듯한 인생에 대한 깊은 충고와 왠지 문득문득 뭉클한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새겨둘 만한 이야기들은 그래서 깊은 감동을 주고도 남는다. 100년 전 예화이니 촌스러울 것이라고, 시대에 뒤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단순한 감동 이상의 삶의 중요한 충고로 받을 만한 이야기들이다. 결국 100년 전에 나온 것이지만 사람살이는 거기서 거기이고, 사람의 마음이나 느낌도 똑같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생은 한 끗 차이다


비상과 평범, 성공과 실패, 생명과 죽음은 한 끗 차이다.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는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가 달팽이 뿔만 한 세상에서 살면서 내가 낫다 네가 낫다 아웅다웅 논쟁하는 것보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늦었지만, 깨달아야 한다. 괴로운 수고가 없는 곳이 그 어디에도, 그 누구의 인생에도 없다면, 그것을 벗어날 궁리를 하기보다 그 가운데에서도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찾아야 한다. 도쿄 개구리와 교토 개구리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이것을 알 수 있다. 개구리의 눈은 뒤통수에 있는 까닭에 도쿄 개구리는 도쿄를 보고, 교토 개구리는 교토를 본 것이다.
어떤 부잣집 부인이 있었다. 그는 교만하여 항상 사람을 비웃는 사람이었다. 하루는 가난한 이웃 마을 어느 가난한 집에서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말하기를 “입 하나는 낳았으나 먹을 것은 어디에서 낳으려고 그러나?” 하는 것이었다. 그 뒤로 오래지 않아 그 부잣집의 아들이 죽었다. 가난한 집 부인이 그 소식을 듣고는 그제야 비웃으며 말했다. “먹을 것은 비록 많지만 입은 어디에 두었는가?” 앞일을 모르는 것은 모든 인간이 똑같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오직 겸손밖에 없다.
세 아이가 있었다. 첫째 아이의 이름은 ‘못해’였다. 모든 일에 대해 다 못하겠다고 하는 아이였다. 둘째 아이의 이름은 ‘안 해’였다. 일마다 다 안 하겠다고 하는 아이였다. 셋째 아이의 이름은 ‘해’였다. 무슨 일이든지 다 하겠다고 하는 아이였다. 이 세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었다. 결국 ‘못 해’와 ‘안 해’라는 두 아이는 ‘해’라는 아이의 종이 되었다. 지금 내가 하는 말과 내가 갖춘 태도가 이후의 많은 것을 결정한다. 겸손하게 열린 마음으로 인생을 대한다면, 성공과 실패 너머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차례


책머리에 ․ 005


첫 번째 충고 : 인생
인생은 기차 여행이다 ․ 014 | 가족은 흩어지는 것이다 ․ 016 | 고통 없는 인생은 없다 ․ 018 | 인생은 적응하기 나름이다 ․ 020 | 다시 태어나지 마라 ․ 024 | 선과 악은 함께 있다 ․ 026 | 때에 맞춰 살며 기뻐하라 ․ 028 | 미래는 알 수 없다 ․ 032 |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 ․ 034 | 사람다워야 귀한 것이다 ․ 036 |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 040 | 남을 생각하라 ․ 042 | 그것도 괜찮다 ․ 044 | 벗을 가려서 사궈라 ․ 046 | 내일은 늘 내일이다 ․ 048 | 이기심을 버려라 ․ 050 | 아내의 바가지에 대처하는 법 ․ 054 | 무조건 남 따라하기의 최후 ․ 056 | 이슬만 먹다가 굶어 죽는다 ․ 058 | 먹을 것은 시어머니도 녹인다 ․ 060 | 급히 한 공부가 탈난다 ․ 062 | 사랑은 일도 하고 싶게 만든다 ․ 064 | 때로는 나쁜 게 좋다 ․ 066 | 스스로 만들어지는가 ․ 068


두 번째 충고 : 돈
돈은 돌고 돈다 ․ 072 | 손해 보면 언젠가 얻는다 ․ 074 | 도둑 맞을 염려 없는 보물 ․ 078 | 남을 돕는 방법 ․ 084 | 함께 먹어야 오래 먹는다 ․ 086 | 남과 공유한다는 것 ․ 088 | 단것과 바꾼 목숨 ․ 090 | 목숨 값은 얼마인가 ․ 092 | 때로는 항아리를 깨라 ․ 096 | 뇌물을 받지 마라 ․ 098 | 인색한 부자는 쓸모없다 ․ 100 | 귀한 것부터 챙겨라 ․ 102


세 번째 충고 : 종교
암소 신학 ․ 106 | 치우친 식성 ․ 108 | 한 번 믿어본 사람 ․ 110 | 만나고 싶은 높은 분 ․ 112 | 예수를 비웃는 천사 ․ 114 | 길에서 본 어머니 편지 ․ 118 | 날짜가 아니라 의미를 지키라 ․ 120 | 위선적인 교리 ․ 122 | 죽은 말, 죽은 신자 ․ 124 | 성경 인물의 졸업장, 그 후 ․ 128 | 경계할 시기 ․ 130 | 교회를 넘어뜨리는 방법 ․ 132 | 다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처럼 ․ 134 | 도끼 자루만으로 일하기 ․ 136 | 받고 싶은 미움 ․ 138 | 산상수훈으로 지은 시 ․ 140 | 믿은 이유, 떠난 이유 ․ 142 | 벌적인 독서 ․ 144 | 도둑 마음에 들어간 설교 ․ 148 | 준비 않고 선 목사 ․ 150 | 누구의 힘으로 하는가 ․ 152 | 졸다가 끝낸 예배 ․ 154 | 양은 목자만 따른다 ․ 158 | 신앙이라는 집짓기 ․ 160 | 마차를 얻어 타고 다니는 분 ․ 162 | 죽지 못하는 사람 ․ 164


제4장 네 번째 충고 : 행동 방식
은혜 모르는 꼴 ․ 168 | 아까 조금 도와줄 것을 ․ 170 | 남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이다 ․ 172 | 되로 주고 말로 받다 ․ 174 | 시기하면 죽는다 ․ 178 | 먼저 구하라 ․ 180 | 중요하면 준비하라 ․ 182 | 위험한 장난 ․ 184 | 함께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 ․ 186 | 무엇을 자랑하리오 ․ 188 | 분수를 알지어다 ․ 190 | 위험한 따라하기 ․ 192 | 내 아버지는 나귀입니다 ․ 194 | 악을 돕는 사람의 최후 ․ 196 | 왜 남의 허물이 잘 보이는가 ․ 198 | 헛된 꿈꾸기 ․ 200 | 내가 있어야 할 자리 ․ 202 | 비 한 방울의 기적 ․ 208 | 더 훌륭한 촛대 ․ 212 | 말도 억울함을 푼다 ․ 214 | 남만 보고 있지 마라 ․ 216 | 사용하지 않은 것의 최후 ․ 218 | 귀한 학생들 ․ 220 | 양 치는 아이의 충성 ․ 222 | 어리석은 자의 세배 ․ 224


다섯 번째 충고 : 후회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 ․ 228 | 내가 볼 수 없는 것 ․ 230 | 내가 볼 수 있는 것 ․ 232 | 죽도록 싸웠더니 다 같은 것이다 ․ 234 | 미련한 자 ․ 238 | 한 번 했더라면 ․ 240 | 잘못된 계산 ․ 242 | 부질없는 짓 ․ 244 | 망각의 힘 ․ 248 | 게으름의 끝 ․ 250 | 죽은 말에게 꼴 먹이기 ․ 254 | 자랑과 망신 ․ 256 | 뽕나무로 거북이 삶기 ․ 258 | 누가 심을 것인가 ․ 260 | 무엇을 보고 있는가 ․ 262 | 만족할 줄 아는 사람 ․ 264 | 사슴의 탄식 ․ 266 | 나귀의 흉내내기 ․ 268 | 천성과 거처 ․ 270


여섯 번째 충고 : 죽음
황제라 했다가는 묘에도 못 들어간다 ․ 274 | 세계는 극장, 인생은 배우 ․ 278 | 달팽이 뿔만 한 세상에서 사는 인생 ․ 280 | 잔치자리에 해골 걸어두는 뜻 ․ 282 | 관이 나갈 문 ․ 284 | 영혼의 호출장 ․ 286 |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 288


해설 ․ 292
출처 ․ 296



▣ 본문 중에서


부부, 형제, 친자식, 일가친척이 한 집에 모여 있는 것이 숲 사이에서 자는 새나 여객선에 탄 승객과 같고 시장에 모인 무리와 같아서 일이 끝나면 사방으로 흩어진다. 「가족은 흩어지는 것이다」(본문 16쪽)


소크라테스의 아내는 성질이 매우 악독했다. 그래서 이 큰 철학자를 매우 힘들게 하므로 벗들이 모두 이혼하라고 권했다. 그 말에 소크라테스는 “나에게 인내를 연습하게 하기 위해 이와 같은 아내를 준 것이니 감사하다” 했다. 하루는 그 아내가 소크라테스에게 욕을 하는데 그 말이 상상할 수 없이 악독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참고 있었다. 그 아내가 남편 머리 위에 물통을 쏟아 물을 들이붓는데도 소크라테스는 여전히 조용히 앉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천둥 친 뒤에는 늘 비가 오는 법이야.” 「아내의 바가지에 대처하는 법」(본문 54쪽)


어느 여름이었다. 한 나귀가 길을 가다가 수풀 사이에서 예쁜 소리를 내는 베짱이를 보았다. “너는 무엇을 먹길래 이처럼 고운 소리를 내니?” “나는 이슬을 받아먹어서 이런 소리를 내는 거야.” 나귀는 그때부터 꼴을 먹지 않고 이슬만 먹다가 열흘도 못되어 굶어 죽고 말았다. 「이슬만 먹다가 굶어 죽는다」(본문 58쪽)


벼룩이 소에게 말했다. “그대는 힘이 그렇게 세지만 사람의 통제를 받아 노예처럼 부려지니 왜 그렇게 합니까? 나는 비록 작고 힘이 없어도 오히려 사람의 피를 빨아먹습니다.” 소가 이렇게 대답했다. “주인이 나에게 일을 시키지만 때때로 내 등을 쓸어주고 보호해주니, 내가 그 은혜를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려고 일을 하는 것이다. 너 벼룩은 눈에 띄기만 하면 다들 죽이려 할 것이니 반드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벼룩이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해 돌아갔다. 「사랑은 일도 하고 싶게 만든다」(본문 64쪽)


매가 뱀과 싸우게 되었다. 매가 뱀에게 감겨 꼼짝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동네 사람이 보고 뱀을 쫓아서 매가 풀려나게 해주었다. 매는 기뻐하며 서둘러 날아갔다. 뱀은 분함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그래서 몰래 그 사람이 마시는 물그릇에 독을 토해놓았다. 그 사람이 알지 못하고 먹으려 할 때에 매가 보고 쏜살같이 내려와 그 그릇을 쳐서 깨뜨려 버렸다. 그래서 그 사람은 죽음을 면하게 되었다. 「때로는 나쁜 게 좋다」(본문 66쪽)


돼지에 기생하고 있는 벼룩이 있었다. 한참 맛있게 먹고 있을 때 다른 벼룩 한 놈이 와서 함께 먹고 살게 해달라고 하니 주인 벼룩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자 손님 벼룩은 이렇게 말했다. “이 돼지에 대해 네가 소유를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소유권도 없으니 공동 소유가 아니냐? 공동 소유를 네가 독차지하는 것은 안 된다.” 이렇게 서로 다투고 있을 때에 또다른 벼룩 하나가 지나다 보고는 그 사건에 대해 이렇게 판결해주었다. “이 일은 너희 둘이 깨닫지 못한 것이다. 함께 먹는 것이 크게 유익하다. 혼자 먹으면 돼지가 살찌는 속도가 빨라져서 도살장에 가는 날도 빨라지겠지만, 둘이 함께 먹으면 돼지가 비교적 천천히 살찌게 된다. 이렇게 되면 둘이서 더 오래도록 편안히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때에야 깨달은 주인 벼룩이 “그렇구나. 그렇다면 우리 셋이 함께 살면서 함께 먹자” 했다. 「함께 먹어야 오래 먹는다」(본문 86쪽)


중국 송나라에 사마온공이라 하는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예닐곱 살 때에 다른 아이들과 놀고 있었는데, 어떤 아이 하나가 물이 가득 찬 항아리에 빠졌다. 어린 아이들만 있었던 까닭에 이런 위급한 일을 당하자 다들 두려워 달아나기에 바빴다. 이때 사마온공만은 돌을 들어서 그것으로 항아리를 깨뜨려 결국 아이를 구할 수 있었다. 사람의 생명에 관계되는 일이라면 우리가 주저할 것이 무엇이며, 아까울 것이 무엇이랴. 사람이 무엇을 주고 그 목숨과 바꾸겠는가. 「때로는 항아리를 깨라」(본문 96쪽)


교회가 약해 아무 힘이 없을 때에는 늙은 마귀가 교회 안에 있으면서 “어떠어떠한 일은 나중에 차차 하자” 하고 주장한다. 교회가 힘을 얻을 때에는 늙은 마귀가 물러가고 젊은 마귀가 와서 힘써 대적하나니 이때에는 “어떠어떠한 일을 어서 빨리 하자”고 주장하여 실수하게 만든다. 「교회를 넘어뜨리는 방법」(본문 132쪽)


한 목사가 설교 준비를 해서 저녁 예배를 드리러 예배당에 들어갔다. 하지만 예배당 안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사람이 없어도 예배는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여 준비한 제목으로 빈 청중석을 향해 목청껏 설교를 했다. 한참 하고 있는데 아래에서 한 사람이 나오면서 자기가 지은 죄를 고백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었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그 도둑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예배당에 있는 기구들을 훔치러 왔다가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니 대단히 무섭습니다. 그래서 지금 죄를 고백하고 다시는 도적질을 하지 않겠습니다.” 「도둑 마음에 들어간 설교」(본문 148쪽)


어느 집에서 양과 나귀를 함께 기르고 있었다. 양이 나귀를 시기했다. 주인이 나귀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양은 어떻게 하면 나귀가 주인에게 미움을 받게 할까 고민했다. 양이 하루는 나귀를 꾀었다. “주인이 그대를 매우 홀대하는군요. 그대는 늘 무거운 짐도 나르고, 연자방아도 돌리는데 주인은 늘 그대를 꾸짖고 매로 때리기까지 합니다. 그대는 길을 가다가 거짓으로 개천에 넘어져서 피곤한 척을 하세요. 그러면 주인이 잘 해줄 거예요.” 나귀는 그 말을 옳게 여겨 길을 가다 넘어지는 척하려 했으나, 잘못해서 정말로 발목을 다치고야 말았다. 주인이 수의사를 불러 물어보니 수의사가 “양의 간에서 피를 내어 바르면 낫습니다” 했다. 주인은 즉시 양을 죽여 간의 피를 내어 나귀 발목에 발랐다. 「시기하면 죽는다」(본문 178쪽)


한 나귀가 있었다. 배불리 먹고서 생각해보니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것 같았다. “내 아버님은 틀림없이 하늘이 내리신 준마(駿馬)일 거야. 그렇지 않다면 내가 어찌 이와 같이 걸음이 빠르겠어.” 어느 날 주인을 태우고 먼 길을 가게 되었다. 가는 데에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게 되니 스스로 인정하기를 “내 아버지는 준마가 아니라 나귀입니다” 하는 것이었다. 「내 아버지는 나귀입니다」(본문 194쪽)


천지를 만들 때에 하늘이 큰 주머니 하나와 작은 주머니 하나씩을 사람에게 주면서 당부하기를 “남의 허물을 보거든 이 큰 주머니 속에 넣어라. 그것을 거울삼아 자기 몸을 바로 하라. 날마다 내 허물을 살펴보아서 이 작은 주머니에 넣어라. 그렇게 해서 다시는 그런 허물을 범하지 마라” 했다. 사람이 받아 이 두 주머니를 차는데 잘못해서 큰 주머니는 앞에 차고 작은 주머니는 뒤에 찼다. 그런 까닭에 남의 허물은 보기 쉬워 자주 말하게 되었으나, 자기 허물 주머니는 꽁무니에 있어서 잘 보지도 못하게 되었다. 「왜 남의 허물이 잘 보이는가」(본문 198쪽)


사람의 수명이 비록 100세라고 하나 서쪽으로 가는 지는 볕이요, 별똥별의 별빛이며, 흰 망아지가 휙 지나갈 만한 거리요, 바람 앞의 미약한 등불이며, 풀잎 끝에 달린 이슬과 같다. 부싯돌에서 불꽃 이는 동안만큼 살면서 길다 짧다 다투며 보내버리는 세월이 얼마이며 달팽이 뿔만 한 세계에 살면서 내가 낫다 네가 낫다 논쟁하는 것이 무슨 대수냐. 소나무는 천 년을 산다 해도 끝내는 썩지만, 무궁화는 하루만 피었다 지는데도 스스로 영화롭게 여긴다. 「달팽이 뿔만 한 세상에서 사는 인생」(본문 280쪽)



▣ 지은이 소개


글 | 서신혜 한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고전문학 전공)를 받았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M.div를 취득하기도 했다. 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연구소 전임연구원을 거쳐 지금은 한양대학교 기초·융합교육원 조교수로 있다. 옛 문화, 역사, 문학과 관련한 여러 연구를 했고, 대중과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많은 책을 집필했다.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어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인 『조선의 승부사들』, 조선 사람들이 바라는 이상세계의 모습을 살핀 『조선인의 유토피아』, 조선시대 어린이 예절 교육서를 통해 지금의 예절 문제를 다룬 『나를 갈고 닦는 예절, 동자례』, 옛 음악인들의 삶을 통해 오늘을 사는 자세를 돌아본 『열정, 명인과 딴따라를 가르는 한 끗』등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그림 | 손희정 숙명여자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 파리로 유학하여 의상전문학교 에스모드(ESMOD, Ecole Supérieure des Arts et techniques de la Mode)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배재대학교·경희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무대의상 이도(www.iydo.co.kr) 대표로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무대의상 개인전을 열었으며 수십 차례의 공연 의상감독을 맡고 의상을 디자인·제작했다. 『의복구성학』, 『란제리 패턴』 등의 저서와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저자와 함께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M.div를 취득한 인연으로 이 책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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