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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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문법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3


지은이 강준만 | 쪽수 376쪽 | 판형 152×225(신국판)
값 15,000원 | 분야 인문사회 > 사회학
ISBN 978-89-5906-316-1 03300 | 출간일 2015년 2월 12일


키워드 : 생각, 문법, 확신, 착각, 오해, 범주화의 명암, 사회적 증거, 동조, 사회고발, 베르테르 효과, 부화뇌동, 편승, 밴드왜건, 네트워크 효과, 레밍 신드롬, 속물 효과, 언더도그, 민족대이동, 정서, 감정이입, 맥베스 효과, 좌뇌, 우뇌, 후회, 선택, 몰입, 인정투쟁, 인센티브, 가면, 정체성, 번아웃, 인상 관리, SNS, 기억, 진정성, 임파워먼트, 파괴적 혁신, 혁신가의 딜레마, 첫 단추 이론, 히든 챔피언, 자원의 저주, 구성의 오류, 메트칼프의 법칙, 연결과잉, 디지털 격차, 지식격차 이론, 잠재의식, 사이버발칸화



▣ 출판사 서평



왜 ‘생각의 문법’인가?
“생각의 문법은 감정과 고정관념에 관한 문법이다”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우리가 남이가.” “더도 덜도 말고 중간만 가라.”,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네가 하면 나도 한다.”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다.” “사람은 다 저 알아주는 맛에 산다.” “사람은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부자는 3대를 못 간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가 배우는 ‘생각의 문법’이다. 이런 ‘생각의 문법’은 각기 그 나름으로 그럴 만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는 없으며 적용해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생각의 문법’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 왜 그럴까? 그건 이런 ‘생각의 문법’이 이성과 원칙에 관한 문법이라기보다는 감정과 고정관념에 관한 문법이며, 명시적으로 공인된 문법이라기보다는 암묵적으로 실천되는 문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문법’이 ‘확신’이나 ‘신념’과 만났을 때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확신’이나 ‘신념’을 소중히 여기지만, 우리와 갈등을 빚는 사람의 ‘확신’이나 ‘신념’은 ‘편견’이나 ‘고집’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의 ‘확신’이나 ‘신념’도 인정해주면 좋을 텐데 인간은 늘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생각의 문법’을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확신’과 ‘신념’은 ‘공공의 적’이다


일찍부터 ‘확신’과 ‘신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들은 존재했다. 예컨대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확신은 거짓말보다 위험한 진실의 적이다”고 했으며,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인간은 경솔한 신념의 동물이며 반드시 뭔가를 믿어야만 한다. 신념에 대한 좋은 토대가 없을 때에는 나쁜 것이라도 일단 믿고 만족해할 것이다. 그러한 믿음에 따라 능동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고 했다. 미국 경제사가 데이비드 란데스는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최고로 선량한 사람은 모든 확신을 잃어버렸고 최고로 악한 자들은 어두운 열정에 몰두하나니”라는 말을 인용하며 오늘날 광신주의, 당파주의, 적개심이 더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아니, 한국은 더욱 심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진행형인 분단 갈등에 더해 정치 갈등․빈부 갈등․지역갈등․세대 갈등 등 온갖 유형의 갈등들이 우리의 일상적 삶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악한 사람은 물론 선량한 사람들까지 갈등을 먹고 자라는 증오의 확신에 사로잡혀 있다. 권력이나 금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확신에 찬 ‘갑질’을 해대고 있으며, 그걸 자연의 법칙이자 사회의 법칙으로 여기는 신념에 투철하다. 이쯤 되면 한국 사회에서 확신과 신념은 ‘공공의 적’이라 할 만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최대공약수’에 해당하는 ‘공통의 문법’을 찾자


사람들마다 생각의 내용은 물론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각자 다른 ‘생각의 문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간이 늘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우리는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 인간은 합리적일 때도 있고 합리적이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생각의 문법’을 탐구하는 일은 큰 의미를 갖는다. 자신의 문법이 갖는 문제점에 대해 깨달은 사람은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고, 더 나아가 행동까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설혹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지 않더라도, 자신의 문법에 대해 자의식을 갖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나의 확신’과 ‘너의 확신’이 만나면 충돌만 있을 뿐 소통은 어렵다. 저자는 ‘생각의 문법’ 연구를 통해 ‘확신’은 소통의 적(敵)일 수 있다는 점에 눈을 돌려 보자고 제안한다. “내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니까!”처럼 절대 움직일 수 없는 확신을 가지고 말을 하기 이전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선 어찌 할 것인지 우리 모두 자문자답해보자는 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확신’과 ‘확신’ 사이에 소통의 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 ‘공통의 문법’이다.
‘공통의 문법’을 찾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주로 ‘최대공약수’에 해당하는 ‘생각의 문법’을 다루었다. ‘최대공약수’에 근거한 그런 ‘공통의 문법’은 ‘나의 확신’과 ‘너의 확신’의 충돌에 의해서 빚어지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법을 제공해줄 것이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이분법과 편가르기 문화를 넘어서는 일은 지난한 과제가 되겠지만 ‘자신의 확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공통의 문법’에 대한 공감대를 키운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생각의 문법’과 관련해 50개의 “왜?”라는 질문을 다양하게 던지고 여러 분야의 수많은 학자에 의해 논의된 이론과 유사 이론을 끌어들여 답을 제시한 저자와 함께 ‘공통의 문법’을 공부해보자.



▣ 차례


머리말 왜 우리는 ‘생각의 문법’에 무심할까? _ 005


제1장 착각과 모방
01 왜 미팅만 하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걸릴까? 머피의 법칙 _017
02 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무서운 말인가? 착각적 상관의 오류 _022
03 왜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범주화는 폭력적인가? 범주화된 지각의 오류 _027
04 왜 좋은 뜻으로 한 사회고발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가? 사회적 증거 _033
05 왜 자살 사건이 크게 보도되면 자동차 사고가 급증하나? 베르테르 효과 _039


제2장 동조와 편승
06 왜 우리 인간은 ‘부화뇌동하는 동물’인가? 동조 _049
07 왜 우리 인간은 ‘들쥐떼’ 근성을 보이는가? 편승 효과 _054
08 왜 비싼 명품일수록 로고는 더 작아질까? 속물 효과 _059
09 왜 정치인들은 자주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가? 언더도그 효과 _066
10 왜 매년 두 차례의 ‘민족대이동’이 일어나는가? 각인 효과 _071


제3장 예측과 후회
11 왜 우리는 걱정을 미리 사서 하는가? 정서 예측 _079
12 왜 창피한 행동을 떠올리면 손을 씻고 싶어지는가? 점화 효과 _085
13 왜 한국인은 ‘감정 억제’에 서투른가? 좌뇌·우뇌적 사고 _091
14 왜 동메달리스트의 표정이 은메달리스트의 표정보다 밝은가? 사후 가정 사고 _097
15 왜 30퍼센트 할인 세일을 놓친 사람은 20퍼센트 할인 세일을 외면하나? 후회 이론 _103


제4장 집중과 몰입
16 왜 우리는 시끄러운 곳에서도 듣고 싶은 소리만 들을 수 있나? 칵테일파티 효과 _111
17 왜 ‘몰입’은 창의적 삶과 행복의 원천인가? 몰입 _116
18 왜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은 위험한가? 무주의 맹시 _121
19 왜 갈등 상황에서 몰입은 위험한가? 터널 비전 _129
20 왜 전문가들은 자주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를까? 지식의 저주 _135


제5장 인정과 행복
21 왜 우리는 ‘SNS 자기과시’에 중독되는가? 인정투쟁 이론 _143
22 왜 행복은 소득순이 아닌가? 쾌락의 쳇바퀴 _150
23 왜 어떤 사람들은 돈도 못 버는 일에 미치는가? 리누스의 법칙 _157
24 왜 신뢰가 ‘새로운 유행’이 되었는가? 크레이그의 법칙 _162
25 왜 재미있게 하던 일도 돈을 주면 하기 싫어질까? 과잉정당화 효과 _169


제6장 가면과 정체성
26 왜 연료 부족을 알리는 경고등이 켜졌는데도 계속 달리는가? 번아웃 신드롬 _177
27 왜 내숭을 떠는 사람의 ‘내숭 까발리기’는 위험한가? 사회적 가면 _182
28 왜 페이스북의 투명성은 위험한가? 단일 정체성 _189
29 왜 ‘기억’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가? 가짜 기억 증후군 _197
30 왜 ‘진정성’은 위험할 수 있는가? 진정성 _203


제7장 자기계발과 조직
31 왜 ‘노드스트롬’과 ‘자포스’ 직원에겐 매뉴얼이 없을까? 임파워먼트 _213
32 왜 “준비를 갖추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고 하는가? 미루는 버릇 _218
33 왜 ‘시크릿’은 열성 추종자들을 거느릴 수 있었는가? 끌어당김의 법칙 _225
34 왜 조직에서 승진할수록 무능해지는가? 피터의 법칙 _231
35 왜 무능한 사람이 조직에서 승진하는가? 딜버트의 법칙 _239


제8장 경쟁과 혁신
36 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는가? 파괴적 혁신 _247
37 왜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나은가? 큰 물고기-작은 연못 효과 _254
38 왜 한국에선 ‘히든 챔피언’이 나오기 어려운가? 히든 챔피언 _259
39 왜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은 발전이 어려운가? 자원의 저주 _265
40 왜 풍년이 들면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 가는가? 구성의 오류 _271


제9장 네트워크와 신호
41 왜 혁신은 대도시에서 일어나는가? 네트워크 효과 _279
42 왜 2013 프로야구 FA 시장이 과열되었나? 외부 효과 _285
43 왜 유명 관광지나 버스 터미널 앞의 음식점은 맛이 없을까? 레몬 시장 이론 _293
44 왜 연세대엔 ‘카스트제도’가 생겨났을까? 신호 이론 _300
45 왜 기업들은 1초에 1억 5,000만 원 하는 광고를 못해 안달하는가? 값비싼 신호 이론 _307


제10장 미디어와 사회
46 왜 우리는 ‘옷이 날개’라고 말하는가? ‘미디어=메시지’이론 _315
47 왜 야구엔 폭력적인 훌리건이 없을까? 핫-쿨 미디어 이론 _321
48 왜 미디어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가? 지식격차 이론 _327
49 왜 세상은 날이 갈수록 갈갈이 찢어지는가? 사이버발칸화 _333
50 왜 ‘잠재의식 광고’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가? 잠재의식 _339


주 _349



▣ 본문 중에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알고 보면 참 무서운 말이다. 하나를 보아 열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속담은 주로 누군가의 행실을 비판하거나 비난할 때에 사용하는데, 열중에 아홉은 같다 치더라도 예외적인 하나가 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그 하나마저 90퍼센트의 확률에 의해 도매금으로 비판․비난받아 마땅한가? 그래서 우리는 “열 명의 죄인을 사법 처리를 못할지라도 한 명의 죄 없는 사람이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는 법언(法言)도 무시해야 하는가? 「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무서운 말인가?」(본문 22~23쪽)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기 위한 상징적이고 문화적인 방법들 중의 하나는 “난 남들과 달라”라는 태도로 다른 사람들이 사는 제품은 절대로 사지 않으려는 심리, 즉 “자기만이 소유하는 물건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 행태”다.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 즉 희소성이 있는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더욱 만족하고 그 상품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 소비를 줄이거나 외면하는 행위인데, 이를 가리켜 ‘속물 효과(snob effect)’라고 한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는 속담이 그런 심리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해서 ‘백로 효과’라고도 한다. 한정판이라는 뜻의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왜 비싼 명품일수록 로고는 더 작아질까?」(본문 62쪽)


한국은 비교적 ‘언더도그 전략’이 잘 먹히는 나라에 속한다. 선거에서건 일상적 삶에서건 한국인들은 ‘언더도그 스토리’, 즉 낮은 곳에서 오랜 세월 엄청난 고난과 시련을 겪은 후에 승리하는 스토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고난과 시련으로 말하자면, 이 지구상에서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또 있으랴. 언더도그 스토리가 늘 한국 선거판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정당이나 정치인이 너무 속 보이는 언더도그 전략을 쓰면 ‘엄살 작전’이라거나 ‘약자 코스프레’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왜 정치인들은 자주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가?」(본문 68쪽)


좌뇌․우뇌적 사고를 정치에 적용한다면 한국 정치는 감성과 직관의 지배를 훨씬 더 많이 받으므로 ‘우뇌 민주주의’로 부를 수 있겠다. 언론과 지식인은 정치를 비판할 때마다 유권자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과연 그런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유권자들 역시 바람에 약하고 분위기에 휩쓸리는 우뇌적 사고에 능한지라, 이미 그걸 간파한 정치권이 유권자들에게 영합하는 ‘쇼’를 한다고 보는 게 옳지 않겠는가? 오랜 역사를 두고 형성된 국민적 기질인지라 한국의 ‘우뇌 민주주의’가 쉽사리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차라리 ‘우뇌 민주주의’의 장점에 주목하면서 그걸 키우는 방향으로 애를 쓰는 게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다. 우뇌적 사고는 ‘부분’보다는 ‘전체’를 보는 데에 강하다. 한국 유권자들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면서도 큰 흐름을 읽는 데엔 비교적 유능하며, 이는 이미 충분히 입증된 것이기도 하다. 「왜 한국인은 ‘감정 억제’에 서투른가?」(본문 96쪽)


주변에서 오랜 기간 싸움을 하는 사람들을 겪어본 적이 있다면, 우리 인간의 균형 감각이 얼마나 취약한가 하는 걸 절감했을 것이다. 다른 모든 면에선 대단히 합리적이고 공정한 사람일지라도 일단 싸움에 휘말려들어 몰입하게 되면 전혀 딴 사람이 된다. 가장 먼저 역지사지(易地思之) 능력을 잃는다. 상대편의 언행은 무조건 악의적으로 해석한다. 사람이 오랜 싸움을 하면 정신이 피폐해진다는 건 바로 그 점을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른바 ‘분노→증오→숭배’의 법칙이란 게 있다. 처음엔 정당한 분노였을지라도 그 정도가 심해지면 증오로 바뀌고 증오가 무르익으면 증오의 대상을 숭배하게 된다. 싸움을 하는 상대편과 관련된 일이라면 그냥 잠자코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일조차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더욱 중요한 건 그 상대편에 대한 몰입으로 인해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왜 갈등 상황에서 몰입은 위험한가?」(본문 132~133쪽)


피터의 법칙은 연고가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의 조직 문화에선 ‘법칙’이라고 할 것조차 없는 상식이 된 건 아닐까? 연고의 힘에 대한 보은(報恩)을 위해 승진할수록 무능해질 뿐만 아니라 평소 인맥 관리에 신경을 쓰느라 업무에선 무능해질수록 승진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게 아닐까? 군과 검찰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회사에서조차 후배가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사표를 쓰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는 한국의 조직 문화에선 등급제도의 다원화도 쉽지 않은 일이니, 피터의 법칙은 불멸의 법칙으로 군림할 수밖에 없는 건가? 「왜 조직에서 승진할수록 무능해지는가?」(본문 237쪽)


한국에서 파괴적 혁신이 가장 필요한 곳은 정치가 아닐까? 그럼에도 정치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파괴적 혁신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에서 적잖은 ‘신뢰 자본’을 형성한 명망가들은 앞다퉈 거대 정당 앞에 줄을 선다. 아예 혁신의 의지가 없는 것이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호랑이 굴 안에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겠다고 말은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사람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건 무얼 말하는가? 우리 풍토에서 “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은 “왜 다윗이 골리앗에 도전해야 한단 말인가?”라는 반문으로 변질되고 만다. 「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는가?」(본문 253쪽)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도 부자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나면 “나는 왜 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책(自責)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런데 늘상 같이 어울려 지내는 사람들이 그런 부자급이라면, 그런 사람은 스스로 불행해지기 위해 애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행복이 어떤 연못을 고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늘 ‘최고’나 ‘최상’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무조건 가장 큰 연못을 택할 것이다. 다른 큰 고기들과 경쟁하며 몸집을 키워나가려고 애쓰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만, 행복에서는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왜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나은가?」(본문 258쪽)


매클루언의 주장들을 물론 그대로 다 믿을 건 아니다. 반론을 제시할 수 있는 주장도 많다. 그런데 반론의 상당 부분은 ‘핫 미디어’와 ‘쿨 미디어’는 시간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면 풀린다. 즉, 한때는 ‘핫 미디어’이던 것이 나중에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쿨 미디어’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어떤 문제가 있건 매클루언의 주장은 축구엔 훌리건이 있지만, 야구엔 훌리건이 없는 이유를 비롯해 여러 문화적 현상을 설명하는 데엔 제법 그럴듯하다. 그는 사회과학적 엄밀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대중문화를 너무 포용한 나머지 연예인처럼 행세했다는 이유로 학계에서 냉대를 받았지만, 오늘날에 이르러 학계의 호의적 재평가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왜 야구엔 폭력적인 훌리건이 없을까?」(본문 325쪽)



▣ 지은이 소개 __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하는 데 선도적인 구실을 해왔다.
2011년에는 세간에 떠돌던 ‘강남 좌파’를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냈고, 2012년에는 ‘증오의 종언’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하며 ‘안철수 현상’을 추적했다. 2013년에는 ‘증오 상업주의’와 ‘갑과 을의 나라’를 화두로 던졌고, 2014년에는 ‘싸가지 없는 진보’ 논쟁을 촉발시키며 한국 사회의 이슈를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싸가지 없는 진보』, 『미국은 드라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한국인과 영어』, 『감정독재』,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갑과 을의 나라』, 『증오 상업주의』, 『교양영어사전』(전2권), 『『멘토의 시대』, 『자동차와 민주주의』, 『아이비리그의 빛과 그늘』, 『강남 좌파』, 『룸살롱 공화국』,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전화의 역사』, 『한국 현대사 산책』(전23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미국사 산책』(전17권)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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