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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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착각
-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5


지은이 강준만 | 쪽수 392쪽 | 판형 152×225(신국판)
값 15,000원 | 분야 인문사회 > 사회학
ISBN 978-89-5906-412-0 03300 | 출간일 2016년 9월 30일


키워드 : 한정적 합리성, 디폴트 규칙, 디폴트 네트워크, 인지적 종결, 소박실재론, 열정적 증오, 최소집단 패러다임, 적대적 미디어 효과, 사회적 판단 이론, 사회 정체성 이론, 로 볼, 이중구속, 콜드 리딩, 애빌린 패러독스,
동기에 의한 추론, 마음 이론, 마음챙김, 고착형 마인드세트, 자기효능감, 정치적 효능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생존자 죄책감, 외상 후 성장, 회복 탄력성, 그릿, 무지의 장막, 의도적 눈감기, 공포 관리 이론, 거래 비용,
감정 전염, 몰개성화, 시민적 무관심, 관심 경제, ADHD, 멀티태스킹, 환원주의, 창발, 특이점, 퍼지식 사고, 연결 과잉, 아웃라이어, 기량의 역설, 미모 효과, 자존감 운동, 가스등 효과, 고독한 영웅 이론, 낙수효과 이론, 효율 임금 이론, 지대추구, 사회 비교 이론


▣ 출판사 서평



우리는 왜, 무엇을 착각하는가?


우리가 갖는 생각에는 진실과 정답도 있지만, 여러 가지 착각과 오류도 공존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대체로 자신의 생각이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실상을 살피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성찰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 생각은 모두 옳다는 식의 독선과 아집은 자기 발전에 도움이 안 되며 삶과 세상을 피폐시키기도 한다. 당연하게 여겼던 나의 생각과 세상의 법칙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오류를 최소화할 때 우리의 삶은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
『생각과 착각』은 강준만 교수의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강준만 교수는 이 책에서 ‘생각과 착각’에 관한 50가지 사례와 이론을 재미있고 생생하게 풀어낸다. 왜 ‘너답게 행동하라’는 조언은 무익한가?, 왜 어떤 네티즌들은 악플에 모든 것을 거는가?, 왜 멀티태스킹을 ‘사기’라고 하는가?, 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폭력적일 수 있는가?, 왜 초연결사회가 국가를 파멸의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는가? 왜 우리는 ‘내가 맞아. 편견이 있는 건 너야!’라고 생각할까?, 왜 명문대는 물론 명문고 학생들까지 ‘과잠’을 맞춰 입는가? 등 흥미있는 주제들이 망라되어 있다. 여러 분야의 수많은 학자에 의해 논의된 이론을 끌어들인 답은 우리에게 세상을 이해하고 꿰뚫어볼 수 있는 긴 시야와 깊은 안목을 전해줄 것이다.


왜 우리는 남들이 나를 주의 깊게 볼 거라고 착각하는가?


“그렇게 입고 가면 어떡해?” “여보, 남들은 내게 그렇게까지 신경 안 써.” 좀 차려입고 나가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아내와 나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의 전형이다. 아내는 옷의 색이 안 맞는다는 등 이모저모 신경을 써주려고 애쓰지만, 대충 입고 가려는 나의 한결같은 주장은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리학엔 ‘조명 효과’라는 게 있다. 조명 효과는 연극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는 배우처럼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 자신의 외모와 행동을 주시하고 있어 사소한 변화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폴커 키츠와 마누엘 투쉬는 “단 1초만이라도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 나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왜 아이의 ‘머리’보다는 ‘끈기’를 칭찬해야 하는가?


“초등학교 때 학습능력 장애를 의심받던 아이가 있었다. 구구단은커녕 덧셈도 어려워했고, 뭐든지 늦돼 부모 마음을 졸였다. 중학교에 올라가선 ‘더는 공부 안 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5년 후 이 아이는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김주환 연세대 교수의 딸 이야기다. 김주환 교수의 가장 핵심적인 공부 비법은 ‘아이의 머리보다는 끈기를 칭찬한다’였다. 그는 ‘그릿’이라는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에 큰 기여를 했는데, 그릿 개념의 저작권자인 미국 심리학자 앤절라 덕워스는 그릿을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열정과 끈기를 갖고 나아가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재능과 적성을 떠나 그릿이 있는 사람들은 흥미와 관심, 동기 덕분에 더 높은 성취를 이룬다. 아이비리그대학 학생들의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지능이나 다른 요인이 아니라 그릿이며, 영업사원들의 영업 실적과 근속연한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역시 그릿이라는 것이다.


왜 열정은 어느덧 ‘착취의 언어’가 되었는가?


독일 철학자 페터 비에리는 『삶의 격: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에서 일은 존엄의 문제라고 역설한다. 지당하신 말씀이지만, 한국의 500만 알바족에겐 꿈같은 이야기다. 자립조차 어려우니 자부심이 나올 리 만무하다. 자부심은 ‘열정’이란 말로 대체되어 “당신의 열정을 보여달라”거나 “좀더 열정을 가지고 일해라”라고 윽박지르는 이상한 마케팅이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러한 폐허에서 나온 말이 ‘열정페이’다. 열정과 페이의 조합어인 열정페이는 무급 또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취업준비생을 착취하는 기업을 비꼬는 말이다.
취업준비생들은 국가기관 인턴 경험이라는 스펙 한 줄을 넣기 위해 무급 인턴에 열정을 팔고 있다. 600여 명에 달하는 국회 인턴의 월급은 4대 보험료와 세금을 제외하면 109만 원 정도다. 급기야 편의점 점주까지 열정페이의 대열에 가세했다. 비극적인 건 편의점 점주 역시 늘 갑에게 당하고 사는 을이라는 점이다. 이는 우리 시대의 갈등과 투쟁이 점차 ‘사회적 약자들끼리의 혈투’로 대체되고 있다는 걸 말해주는 징후는 아닐까?


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에릭 슈밋은 1955년생일까?


우리는 ‘아웃라이어’들의 성공 이유를 그들의 타고난 재능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미국 저널리스트 맬컴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는 이런 상식에 이의를 제기한 책이다. “그들의 역사를 구분 짓는 진정한 요소는 그들이 지닌 탁월한 재능이 아니라 그들이 누린 특별한 기회이다”라는 게 글래드웰의 주장이다. 개인컴퓨터 혁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해는 1975년이다. 이 혁명의 수혜자가 되려면 1950년대 중반에 태어나 20대 초반에 이른 사람이 가장 이상적이다. 실제로 미국 정보통신 혁명을 이끈 거물들은 거의 대부분 그 시기에 태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에릭 슈밋 등은 1955년생이며 다른 거물들도 1953년에서 1956년 사이에 태어났다. 각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은 탁월한 재능이 아니라 그들이 누린 특별한 기회 때문에 성공했다는 글래드웰의 논지는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왜 “먹고 싶은 요리 다 시켜! 난 짜장면”이라고 말하는 직장 상사가 많은가?


‘더블 바인드’, 우리말로 ‘이중구속’은 한 사람이 둘 이상의 모순되는 메시지를 전하고, 그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그 모순에 대해 응답할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문화인류학자 그레고리 베이트슨이 1956년 조현증(정신분열증)에 관해 말하면서 제시한 이론이다. 이중구속은 주로 언어에 의한 의사소통과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예컨대,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 무표정하거나 초조한 표정을 짓는다면 아이는 자신이 정말로 사랑받고 있는지 진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심리적 갈등을 일으킨다.
이중구속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난다. 박권일은 “‘기탄없이 비판해주기 바란다’고 해놓고 정작 기탄없이 비판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조직, ‘먹고 싶은 요리 다 시켜! 난 짜장면’이라 말하는 직장 상사 등이 흔히 볼 수 있는 이중구속의 주체다”고 말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먹고 싶은 요리 다 시켜! 난 짜장면”이라 말하는 직장 상사도 다른 이중구속 상태에 처해 있다고 보는 게 옳으리라. 이중구속의 먹이사슬이라고나 할까?



▣ 차례


머리말 : 왜 우리는 남들이 나를 주의 깊게 볼 거라고 착각하는가? _ 005


제1장 인지적 한계와 함정
왜 우리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인가? 한정적 합리성 _017
왜 4달러 커피를 마시면서 팁으로 2달러를 내는 사람이 많은가? 디폴트 규칙 _022
왜 문제를 안고 잠이 들었다가 답을 안고 깰 수 있는가? 디폴트 네트워크 _029
왜 일체형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은 보수적인가? 인지적 종결 _035
왜 우리는 “내가 맞아. 편견이 있는 건 너야!”라고 생각할까? 소박실재론 _041


제2장 편 가르기와 차별
왜 어떤 사람들은 전투적인 정치적 광신도가 되는가? 열정적 증오 _049
왜 우리는 끊임없이 칸막이를 만들면서 살아가는가? 최소집단 패러다임 _056
왜 미국의 CNN은 폭스뉴스·MSNBC와 달리 고전하는가? 적대적 미디어 효과 _063
왜 양당 체제의 정당들은 서로 비슷해지는 걸까? 사회적 판단 이론 _068
왜 명문대는 물론 명문고 학생들까지 ‘과잠’을 맞춰 입는가? 사회 정체성 이론 _075


제3장 기만과 자기기만
왜 지방정부는 재정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는가? 로 볼 _085
왜 “먹고 싶은 요리 다 시켜! 난 짜장면”이라고 말하는 직장 상사가 많은가? 이중구속 _091
왜 점쟁이에게 넘어가는 사람이 많은가? 콜드 리딩 _ 099
왜 우리는 가끔 ‘폭탄주 잔치’를 벌이는가? 애빌린 패러독스 _104
왜 흡연자들은 “어차피 인생은 위험한 것이다”고 생각하는가? 동기에 의한 추론 _109


제4장 마음과 효능감
왜 사람들은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인 소설에 빠져드는가? 마음 이론 _117
왜 미국인들은 마음을 챙기는 일에 열광하는 걸까? 마음챙김 _122
왜 “그냥 너답게 행동하라”는 조언은 우리에게 무익한가? 고착형 마인드세트 _129
왜 어떤 네티즌들은 악플에 모든 것을 거는가? 자기효능감 _135
왜 “승리는 똥개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는가? 정치적 효능감 _141


제5장 충격과 회복
왜 죽음이 온몸과 온 세포에 스며드는 경험을 하게 되는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_149
왜 생존자는 자신을 미워하고 학대하는가? 생존자 죄책감 _154
왜 슬픔이나 분노의 이점을 생각해보라고 하는가? 외상 후 성장 _161
왜 어떤 사람들은 슬픔이나 분노를 잘 극복할 수 있는가? 회복 탄력성 _167
왜 아이의 ‘머리’보다는 ‘끈기’를 칭찬해야 하는가? 그릿 _173


제6장 공감과 불감
왜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게 어려운가? 무지의 장막 _181
왜 한국은 ‘불감사회’가 되었는가? 의도적 눈감기 _187
왜 일부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을까? 공포 관리 이론 _193
왜 한국은 ‘집회·시위 공화국’이 되었는가? 거래 비용 _201
왜 ‘역동성’과 ‘불안정’은 한국 사회의 숙명인가? 감정 전염 _209


제7장 개성과 관심
왜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을 입으면 태도가 불량해지는가? 몰개성화 _217
왜 한국인들은 시선 관리에 서투른가? 시민적 무관심 _224
왜 우리는 “날 좀 봐달라”고 몸부림치는가? 관심 경제 _231
왜 우리는 잠시도 쉬지 않고 뇌를 혹사시키는가? ADHD _236
왜 멀티태스킹을 ‘사기’라고 하는가? 멀티태스킹 _243


제8장 열림과 닫힘
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폭력적일 수 있는가? 환원주의 _251
왜 바보 세 사람이 모이면 문수보살의 지혜가 나오는가? 창발 _259
왜 “당신 80년대에 뭐했어?”에 매달리면 안 되는가? 특이점 _265
왜 한국을 ‘퍼지 사고력의 천국’이라고 하는가? 퍼지식 사고 _272
왜 초연결사회가 국가를 파멸의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는가? 연결 과잉 _279


제9장 능력과 우연
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에릭 슈밋은 1955년생일까? 아웃라이어 _287
왜 야구에선 더 이상 ‘4할 타자’가 나오지 않는가? 기량의 역설 _294
왜 아름다움은 ‘지뢰밭과 같은 영역’인가? 미모 효과 _299
왜 아이들은 “나는 특별해, 나는 특별해, 나를 봐줘”라고 노래하는가? 자존감 운동 _307
왜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 필요한가? 가스등 효과 _315


제10장 탐욕과 서열
왜 미국 대기업의 CEO는 일반 근로자 연봉의 500배를 받는가? 고독한 영웅 이론 _323
왜 대중은 가진 것마저 빼앗기면서도 가만히 있는가? 낙수효과 이론 _332
왜 열정은 어느덧 ‘착취의 언어’가 되었는가? 효율 임금 이론 _339
왜 우리는 ‘합법적 도둑질’을 방치하는가? 지대추구 _347
왜 한국인은 ‘비교 중독증’을 앓게 되었는가? 사회 비교 이론 _355


주 _361



▣ 본문 중에서


옵트인·옵트아웃 방식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현상 유지 편향을 가리켜 ‘디폴트 편향(default bias)’이라고 한다. 미리 정해놓았다는 의미에서 ‘기정 편향’으로 번역해 쓰기도 한다. 공공정책과 관련해 이런 문제를 다루는 것을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라고 하며, 선택 설계를 중심으로 한 사회 개혁 방식을 ‘부드러운 간섭주의(soft paternalism)’ 또는 ‘넛지(nudge)’라고 한다. 이와 관련,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민재형은 “인간의 귀차니즘 행태를 역으로 잘 활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며 “기업이나 정책 입안자나, 중요한 전략을 구상할 때 떠들썩하게 모여 앉아 구호성 캠페인을 벌이는 것보다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심리 행태를 고려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왜 4달러 커피를 마시면서 팁으로 2달러를 내는 사람이 많은가?」, 본문 24쪽)


목적 없이 표류하는 삶으로 고통 받던 사람에게 증오의 대상은 그 얼마나 반갑겠는가. 증오가 자신의 공허한 삶에 목적과 의미를 부여해주니 넙죽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지 않을까? 실제로는 증오의 대상에게 온갖 욕설과 악플을 퍼붓는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증오의 언어를 구사하는 이들은 자신의 악행(惡行)을 느끼지 못한다. 그들에겐 나름의 희망과 더불어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에게서 증오를 빼앗아버리면 우리는 신념 없는 인간을 보게 된다“는 호퍼의 재치 있는 표현은 바로 그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왜 어떤 사람들은 전투적인 정치적 광신도가 되는가?」, 본문 53쪽)


왜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는 걸까? 하비는 통상적으로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믿음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더불어 그로 인한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애빌린 패러독스에 빠진 조직이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증상으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남을 탓하는 행동’을 꼽았다. 미국 미시간대학 경영학 교수 제임스 웨스트팔(James D. Westphal)은 미국 내 중소 공기업 228개의 이사회를 연구해 애빌린 패러독스의 증거를 찾아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외부에서 온 이사들은 기존 경영 전략이 매우 못마땅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자기처럼 다른 속내를 품고 있는 이사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 우리는 가끔 ‘폭탄주 잔치’를 벌이는가?」, 본문 106쪽)


자기효능 이론과 방법론은 대학을 넘어서 경영, 스포츠, 카운슬링, 코치, 자기계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도전을 즐길 뿐만 아니라 실패를 겪어도 자신을 문제 있는 사람으로 격하시키지 않고 한층 더 노력해 제대로 해낼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하니, 어찌 경영·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이 복음의 메시지를 외면할 수 있었겠는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경영학 교수로서 ‘자신감의 수호천사’로 불리는 캐시 코먼 프레이(Kathy Korman Frey)는 “여자들이 시간에 대한 통제권을 얻기 위해 연봉 인상, 승진, 탄력적인 근무 환경을 요구하고 협상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자기효능감의 부족입니다”라면서, “자기효능감은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정복해야 할 영역입니다”라고 주장한다. (「왜 어떤 네티즌들은 악플에 모든 것을 거는가?」, 본문 137~138쪽)


회복 탄력성을 예찬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회복 탄력성의 계발 가능성에 대한 온도 차이가 있다. 보나노는 회복 탄력성이 인간의 본성에 가깝기 때문에 슬픔을 견뎌내기 위해 인위적 노력을 가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탄에 잠긴 사람은 그냥 내버려두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2011년 3월호에 따르면, 미국 육군이 100만 명 이상의 병사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회복 탄력성 능력을 향상시키는 ‘사상 최대의 심리학적 실험’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 보나노는 회복 탄력성이 본성이므로 육군의 계획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작용만 일으킬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물론 그의 주장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왜 어떤 사람들은 슬픔이나 분노를 잘 극복할 수 있는가?」, 본문 169쪽)


어떻게 해야 의도적 눈감기를 넘어설 수 있을까? 헤퍼넌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고 말한다. “알지 않겠다고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보겠다고 주장할 때는 우리 스스로에게 희망이 생긴다.……모든 지혜가 그렇듯, 보는 것은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내가 알 수 있고, 알아야 함에도 알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 지금 여기서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인가?” 의도적 눈감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것이 노동력의 분화로 인해 일상적 삶의 한 패턴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권리를 행사하는 데엔 매우 적극적이지만 책임은 한사코 피하려 드는 이른바 ‘칸막이 현상’이 심한 한국과 같은 사회에서 의도적 눈감기는 더욱 기승을 부린다. 이런 경우엔 헤퍼넌의 해법은 통하기 어렵다. 강한 의도를 갖고 눈을 감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질 뜻이 있을 리 만무하다. 왕성하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즉 공익제보자(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해주는 법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왜 한국은 ‘불감사회’가 되었는가?」 , 본문 191~192쪽)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Richard Watson)은 멀티태스킹에 반발해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에서 착안한 ‘싱글 태스킹(single tasking)’이라는 트렌드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멀티태스킹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멀티태스킹 사기론’은 전문가들의 주장일 뿐, 멀티태스킹을 하는 주체의 입장에서 볼 때에 그것은 꼭 생산적이거나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MIT의 신경과학자 얼 밀러(Earl Miller)는 “멀티태스킹을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고 했지만, 그런 자기기만에도 그 사람 나름의 이유가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한 미국 학생은 “TV를 켜놓지 않고서는 숙제에 집중할 수가 없다. 침묵은 나를 미치게 만든다”고 말했다는데, 이게 바로 멀티태스킹을 하는 멀티태스커(multitasker)들의 기본 정서가 아닐까? 공백을 견딜 수 없어 발작적으로 하는 행위라면, ‘사기’라는 진단은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 찾은 게 아닐까? (「왜 멀티태스킹을 ‘사기’라고 하는가?」, 본문 248쪽)


“당신 80년대에 뭐했어?”는 꼭 1980년대의 행적에 대해서만 묻는 게 아니다. “너 우리 편에 대해 어떻게 했어?”라는 ‘우리 편 정체성 테스트’를 가리키는 말이다. 근본주의(fundamentalism)의 발호가 세계화 이후에 이루어졌듯이, ‘우리 편 정체성 테스트’를 정치 세력화의 주요 조건으로 삼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는 오히려 싱귤래리티 시대의 부산물일 수도 있겠다. 기술이 인간을 초월할 수 있다고 하니, 그럴수록 우리는 인간의 원초적인 편 가르기 정서에 더 충실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을 법하다. “너 우리 편에 대해 어떻게 했어?”라는 구호를 행동 강령으로 삼는 사람들의 행태를 달리 이해할 길이 없어 해본 생각이다. (「왜 “당신 80년대에 뭐했어?”에 매달리면 안 되는가?」, 본문 270~271쪽)


모부신이 ‘기량의 역설’을 통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대성공은 기량과 큰 행운이 결합할 때 거둘 수 있다”와 “운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라”는 것이다. 기량의 역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이 원리를 우리의 실제 삶에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요즘엔 인물이 없다”는 말이 널리 떠돌고 있다. 그게 마치 진실이라도 되는 양 언론의 정치 해설 기사에 버젓이 등장한다. 과연 인물이 없는 걸까? 오히려 정반대로 쟁쟁한 인물이 많아진데다 한국 사회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에 발군의 인물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왜 야구에선 더 이상 ‘4할 타자’가 나오지 않는가?」, 본문 297쪽)


이 사건은 우리 시대의 모든 갈등과 투쟁이 점차 ‘사회적 약자들끼리의 혈투’로 대체되고 있다는 걸 말해주는 징후는 아닐까? 최근 인터넷 구직사이트 ‘알바몬’이 추진한 “알바가 갑이다” 시리즈 광고도 알바의 권익 보호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그 투쟁의 대상이 상당 부분 생존의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을과 을의 전쟁’으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알바몬 사태’를 보도한 기사에 달린 다음과 같은 댓글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적지 않다. “없는 사람끼리 상생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끼리 싸우게 만드네요. 밑천 5,000만 원 갖고 사업하는 사람이나, 시급 6,000원 받고 노동하는 사람이나 똑같은 겁니다.” 그들이 똑같진 않을망정, ‘사회적 약자들끼리의 혈투’라는 비극적인 사태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왜 열정은 어느덧 ‘착취의 언어’가 되었는가?」, 본문 346쪽)



▣ 지은이 소개 __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해왔다.
2005년에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국의 저자 300인’, 2014년에 『경향신문』 ‘올해의 저자’에 선정되었다. 저널룩 『인물과사상』(전33권)이 2007년 『한국일보』 ‘우리 시대의 명저 50권’에 선정되었고, 『미국사 산책』(전17권)이 2012년 한국출판인회의 ‘백책백강(百冊百講)’ 도서에 선정되었다. 2013년에 ‘증오 상업주의’와 ‘갑과 을의 나라’를 화두로 던졌고, 2014년에 ‘싸가지 없는 진보’ 논쟁을 촉발시켰으며, 2015년에 청년들에게 정당으로 쳐들어가라는 ‘청년 정치론’을 역설하며 한국 사회의 이슈를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빠순이는 무엇을 갈망하는가?』(공저), 『미디어 숲에서 나를 돌아보다』(공저), 『전쟁이 만든 나라, 미국』,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 『흥행의 천재 바넘』, 『지방 식민지 독립선언』,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 『독선 사회』,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생각의 문법』,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싸가지 없는 진보』,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한국인과 영어』, 『감정 독재』, 『미국은 세계를 어떻게 훔쳤는가』, 『갑과 을의 나라』, 『증오 상업주의』, 『교양영어사전』(전2권), 『강남 좌파』, 『룸살롱 공화국』,『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한국 현대사 산책』(전23권),『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미국사 산책』(전17권)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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