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구입

도서구입
대통령과 골프
골프로 보는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지은이 안문석 | 쪽수 284쪽 | 판형 152×225(신국판)
값 14,000원 | 분야 사회과학 일반
ISBN 978-89-5906-383-3 03300 | 출간일 2015년 12월 11일


키워드 대통령, 골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클린턴, 케네디, 레이건, 부시, 오바마, 아이젠하워, 윌슨, 루스벨트, 트루먼, 닉슨


▣ 출판사 서평
골프를 보면 대통령이 보인다
역사상 수많은 대통령이 있었고, 그들의 성격과 통치 스타일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시도들은 주로 사회적 차원에서 추상화된 개념으로만 대통령을 분석했다. 우리와 같이 살아 숨 쉬는 한 인간으로 대통령을 보고 생물학적 차원에서 그들을 분석한 경우는 별로 없었다. 운동은 육체적 존재인 인간이 자신을 가장 솔직히 표현하는 도구다. 운동을 하는 동안 사람은 자신의 본성을 숨길 수 없다. 그중에서도 골프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의 삶과 닮은 운동이다. 이 책은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 대통령의 골프 스타일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그들의 성격과 통치 스타일을 분석한다. 또 골프를 둘러싼 대통령의 일화를 흥미롭게 풀어 역사 속에 숨겨진 소소한 비사를 보는 재미를 제공한다.


대통령이 골프를 하는 이유
대통령이 골프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스트레스 해소, 정치활동의 일환, 자기과시를 위해 등. 그러나 많은 경우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중압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골프를 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골프를 너무 좋아해서 구설에 오르자, 전임자인 부시는 “대통령직 수행에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따르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골프장을 자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로 오바마를 옹호했다. 박정희나 노무현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골프를 했다. 박정희는 퍼팅을 스트레스로 여겨 ‘원퍼팅OK’로 게임을 마무리했다. 한순간 골치 아픈 일들을 벗어나 정신을 긴장 상태에서 놓아준 것이다. 또한 그는 골프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골프장 회동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군을 위무하기 위해 태릉CC를 만들었다. 미국의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순수 오락형’ 골퍼였다. 그의 골프 로컬룰은 ‘정치 이야기 금지’였다. 한 기자회견에서 “왜 그렇게 골프를 좋아하십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재미있어서요”라고 답했다. ‘자기과시’를 위해 골프를 하는 대통령도 있다. 미국의 제럴드 포드와, 한국의 전두환이 그랬다. 포드는 골프로 운동 만능인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려 했고, 전두환은 골프를 매개로 결속을 모아 자신의 위세를 확인하려 했다.


골프로 보는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골프 행태에 따른 분류: ‘장쾌한 골프형’과 ‘전략적 플레이형’, ‘점수 관리형’
전두환은 장쾌한 골프형이다. 안전하게 정확하게 앞뒤 재면서 가는 형이 아니다. 기분도 내고 주변에 과시도 하고 그러면서 골프를 하는 형이다. 이런 골프를 하는 정치인은 기회가 왔다고 판단되면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대통령 중에는 존 F. 케네디가 장쾌한 골프형이다. 이명박은 전략적 플레이형이다. 이명박은 정치도 매우 전략적인 루트를 따랐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목을 받을 만한 일이 어떤 것인지를 면밀히 생각해 실행했다. 청계천 복원 사업, 교통체계 개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결국 이것 하나로 이명박의 주가는 크게 치솟았다. 점수 관리형의 대표는 노태우다. 그는 장타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했다. 연습도 드라이버샷보다는 숏게임 위주로 했다. 이런 유형은 실익은 챙기지만 획기적인 일은 못한다.


동반자 유형에 따른 분류: ‘네트워크형’과 ‘친구 동반형’
네트워크형이 골프를 하는 목적은 말 그대로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서다. 골프를 하면서 협상도 하고, 은밀한 거래도 한다. 박정희는 네트워크형이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도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하면서 기업인을 만나고, 주변의 정치인들을 만나 자신의 활동 반경을 넓혔다. 클린턴도 네트워크형이다. 그의 주요 골프 파트너는 그에게 기부금을 낼 수 있는 기업인들이었다. 친구 동반형은 정치인 골프 행태로는 드문 경우다. 오바마가 그런 유형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주변의 가까운 참모들과 주로 골프를 했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28대 대통령 우드로 윌슨도 친구 동반형이었다.


골프 규칙 준수 여부에 따른 분류: ‘규칙 무시형’과 ‘규칙 준수형’
대표적 규칙 무시형은 클린턴이다. 아무리 타수를 많이 쳐도 더블보기 이상은 적지 않았다. 멀리건을 많이 치고도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규칙 위반이 아니라고 간주했다. 닉슨도 골프공을 발로 툭툭 차곤 했다. 이 둘은 결국 거짓말로 정치 커리어에 치명상을 입었다. 규칙 준수형은 알아서 벌타 받고, 알아서 정직하게 타수 계산하는 유형이다. 오바마는 한 홀에서 10타를 치면 이걸 다 적는다. 디보트도 메우고, 벙커 모래도 정리한다. 케네디, 하딩, 쿨리지도 룰대로 골프를 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과 골프
‘골프 외교’ 이승만
주한 미군이 골프 때문에 주말마다 한국을 비우는 것은 문제라 여기고, 군자리골프장을 복원했다. 정작 자신은 골프를 치지 않았다.


‘골프 대신 테니스’ 윤보선
영국 유학파였지만, 골프에 대해서 무지했다. 대신 테니스를 쳤다. 유학 시절, 윔블던 테니스 대회 입장권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했다.


‘막걸리 골프’ 박정희
국가원수가 고개를 숙이는 게 품위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퍼팅을 싫어했다. 주로 ‘원퍼팅OK’식으로 게임을 마무리했고, 라운딩이 끝나면 막걸리를 즐겼다.


‘대통령 골프’ 전두환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골퍼이자 골프정치의 달인이었다. 앞뒤 한 팀씩 비우고 치는 ‘대통령 골프’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관리형 골프’ 노태우
어프로치와 퍼팅이 좋았다. 꼼꼼한 성격답게, 비거리에 집착하지 않고 정확하게 치는 타입이었다. 소리 소문 없이 골프를 쳐서 ‘용각산 골프’라 불렸다.


‘골프 금지령’ 김영삼
김종필과의 골프 회동을 통해 3당 합당에 합의했으나, 이 회동에서 엉덩방아를 찧은 뒤로 골프를 끊었다. 공무원들에겐 ‘골프금지령’이 내려졌다.


‘골프 대중화’ 김대중
IMF 이후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산업적인 측면에서 골프를 보고, 골프 대중화에 적극 힘썼다.


‘기분 전환 골프’ 노무현
정치 입문 후 주변의 권유로 골프를 쳤고, 그 뒤로 무척 좋아했다. 드라이버샷이 수준급이었다. 진보 대통령이었지만 골프에 반감이 없었다.


‘전략 골프’ 이명박
전략적 플레이형으로, 코스의 길이, 벙커와 워터해저드의 위치 등을 사전에 정확히 파악한 뒤 게임에 임했다. 골프 실력도 좋았다.


▣ 차례
들어가며


1장 골프를 사랑한 대통령들
‘막걸리 골프’박정희
‘낭만파 골퍼’김종필
‘대통령 골프’전두환
‘관리형 골프’노태우
8년 동안 1,200번 골프를 친 윌슨
‘일은 조금, 골프는 많이’ 아이젠하워
골프 최고수, 케네디
멀리건의 명수, 클린턴
전쟁 중에도 골프 친 부시 부자
골프 운 좋은 오바마


2장 골프를 싫어한 지도자들
골프를 모른 영국 유학파 윤보선
엉덩방아 찧고 골프 끊은 김영삼
‘골프는 체통 떨어지는 운동’시어도어 루스벨트
골프 대신 포커를 즐긴 트루먼
그림과 유머를 더 좋아한 처칠
체 게바라에 지고 골프에서 손 뗀 카스트로


3장 잔혹한 골프정치사
10·2항명과 김성곤의 골프정치
3·1절 골프로 낙마한 이해찬
골프에 빠져 재선에 실패한 태프트
골프 배우다 쫓겨난 브리앙
대통령궁에 골프 코스 만든 감비아 대통령


4장 한국 정치와 골프
이승만의 골프 외교
골프장 대화로 시작된 윤필용 사건
‘수금 골프’의 달인, 김형욱
골프 회동으로 싹튼 3당 합당
골프 천재 김정일?


5장 진보 대통령은 왜 골프를 좋아할까
골프 대중화를 선언한 김대중
골프를 대선에 활용한 노무현
미국의 골퍼 대통령은 대부분 민주당
그들은 왜 골프를 좋아하나
왜 정치인 골프에 부정적인가


6장 대통령의 여러 유형
매코비의 분류: 승부사형, 야수형, 장인형, 회사원형
김호진의 분류: 거래형, 승부사형, 지사형, 테크노크라트형, 수습사원형
호지킨슨의 분류: 출세주의자형, 정치인형, 기술자형, 시인형
가부장적 권위형 이승만에서 권위적 방관형 박근혜까지
매코비+호지킨슨 분류: 출세주의자, 야수, 정치인, 승부사, 장인, 회사원, 시인형


7장 출세주의자·야수·정치인 유형과 골프
‘맘대로 골프’ 출세주의자형
전두환의 유아독존 골프 | 골프 친구와 이권 거래를 한 수하르토 | ‘한쪽 눈 퍼팅’ 훈센


‘중압감 속 골프’ 야수형
퍼팅을 한 번만 한 박정희 | 윌슨의 골프 동반자는 부인 | 공을 발로 차곤 했던 닉슨 | 골프로 모금한 클린턴


‘협상용 골프’ 정치인형
존슨의 골프정치 | 닉슨 탄핵 위기에도 골프를 친 포드


8장 승부사·장인·회사원·시인 유형과 골프
‘정열의 골프’승부사형
반대파와도 골프를 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 10달러에 목숨 건 케네디 | 모험형 골퍼 부시 | 1달러 내기 즐기는 오바마


‘유유자적 골프’ 장인형
여·야 격돌 중에도 골프 즐긴 태프트 | 부인과 일을 피해 골프장으로 간 하딩 | 송년식에 골프를 한 레이건


‘집중 골프’회사원형
‘침묵 수행 골프’ 쿨리지 | 아이젠하워의 로컬룰은 ‘정치 이야기 금지’


‘망중한 골프’시인형
‘군복골프’ 체 게바라 |『자본론』집필 중 골프를 한 마르크스


9장 대통령이 골프를 하는 이유
스트레스 해소형
정치적 활용형
순수 오락형
자기과시형


10장 골프 스타일로 보는 통치 행태
장쾌한 골프형·전략적 플레이형·점수 관리형
네트워크형과 친구 동반형
규칙 무시형과 규칙 준수형


▣ 본문 중에서
박정희는 9홀을 하는 때가 많았고, 끝나면 막걸리를 즐겼다. 때로는 라운딩 도중에도 막걸리를 마셨다. 막걸리에 사이다를 타서 마시기도 했다. 실제로 클럽하우스 식당의 직원이 막걸리통을 들고 따라다니기도 했다. 그야말로 ‘막걸리 골프’였다. 서울CC에서 가까운 워커힐 호텔로 옮겨 술을 마시기도 했다. 1966년 미국의 린든 존슨 대통령이 왔을 때 머물던 스위트룸이 있었다. 그 방을 이용했다. 술은 청주, 안주는 소고기를 애용했다. 술이 거나해지면 노래를 불렀다. 박정희는 18번 <황성옛터>를 3절까지 다 불렀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코스의 ‘19번 홀The 19th Hole’은 가볍게 맥주를 마시면서 갈증을 해소하고 그날의 골프를 이야기하며 즐기는 곳인데, 박정희의 19번 홀은 너무 거창했다. 골프장에 박정희가 자주 나오니까 캐디들도 편안하게 느꼈는지 자기들끼리 박정희를 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루는 캐디 둘이서 서로 농담을 주고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골프 제일 잘 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그야 한장상 프로겠지.”
“아니. 바로 저 앞에 계신 분.”
박정희를 가리키며 하는 말이었다.
“왜? 골프는 한장상 프로가 더 잘하지.”
“아냐. 아무리 잘하는 프로선수도 아너honor를 못할 때도 있는데, 저분은 항상 아너를 하잖아.”
(「‘막걸리 골프’ 박정희」, 20~21쪽)


오바마도 역대 어떤 대통령 못지않게 골프를 좋아한다. 2009년 임기 시작부터 2014년 말까지 5년 동안 214번 쳤다. CBS의 마크 놀러라는 기자가 5년 동안 정확히 체크를 해서 나온 숫자다. 1년에 36번, 한 달에 세 번 골프를 했다. 오바마는 국정이 바쁘게 돌아가는데도 떳떳하게 휴가를 즐기고 골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 5월 알카에다의 리더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사살 작전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골프를 했다. 2014년 9월에는 미군이 이라크의 수니파 반군 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해 공습을 시작한 지 몇 시간 만에 휴가지로 날아가 골프채를 들었다. 2015년 6월에는 캘리포니아 코첼라밸리의 한 골프장에서 고등학교 동창 3명과 골프를 했는데, 167년 만의 큰 가뭄으로 물이 매우 부족한데 대통령이 물을 많이 쓰는 골프장에서 친구들과 골프를 쳤다고 비난을 받기도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출마 이후 거친 말들을 쏟아내 화제가 되었다. 그런 트럼프가 오바마에게도 한마디 했다. 불법체류자에게 관대한 이민 정책을 추진하면 안 된다면서 “나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골프장을 갖고 있다. 오바마가 빨리 물러나서 골프나 하기를 바란다”고 권했다. 골프를 아주 좋아하는 오바마를 빗대 한 말이다. 오바마는 대꾸도 하지 않고 골프는 예전처럼 즐기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좋은 골프장을 많이 갖고 있다. 미국에 LA 트럼프내셔널 골프 코스를 비롯해 17개를 가지고 있고, 스코틀랜드에도 있다. 2015년 7월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린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골프 코스도 그의 것이다. 이 대회 당시 트럼프는 선수들이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헬기를 타고 골프장을 돌면서 구경해 빈축을 샀다. 2015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를 알아보고는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의 골프 사랑도 보통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오바마가 골프를 좋아한다고는 해도 앞으로 트럼프가 운영하는 골프장은 안 갈 것 같다.
(「골프 운 좋은 오바마」, 59~62쪽)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은 대부분 골프를 한다. 안 하는 사람이 왕따를 당한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운동하세요?”라고 물으면 골프를 하느냐는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국회의원 선수選數에 비례해 골프 실력이 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에서 정치와 골프는 너무 친한 사이가 되었는데, 그 이유를 국회의원 우상호가 세 가지로 요약한 적이 있다. 첫째는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테니스, 축구, 배드민턴 같은 것을 한다고 해보자. 동호회에 들어야 하고, 얼굴 서로 익히고, 서로 속속들이 개인 사정도 알게 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런데 골프는 필요할 때 약속이 만들어지는 대로 운동을 하고 헤어진다는 것이다. 깔끔하고 홀가분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둘째는 소풍 가는 기분으로 가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골프장은 보통 산속에 있고 멋있는 풍광과 맑은 공기도 제공한다. 산을 오르내리면서 운동도 할 수 있다. 산에서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이니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셋째는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골프를 하기 때문이다. 정치인 치고 골프를 안 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은 기자들도 대부분 골프를 한다. 그러니 골프를 해야 언론과 접촉할 일이 많아진다. 후원자들도 골퍼들이 많아서 골프장에서 모임을 갖기가 쉽다고 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정치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통상은 골프를 함께 시작하는 것이다.
(「왜 정치인 골프에 부정적인가」, 149~150쪽)


클린턴의 골프 행태는 오래전부터 그야말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 골프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된 것이다. 우선 멀리건을 너무 많이 받는다. 동반자에게 묻지도 않고 스스로에게 멀리건을 주는 식이다. 티샷만 멀리건을 받는 게 아니라 페어웨이에서 하는 아이언샷, 그린 주변의 칩샷까지 수없이 멀리건을 쓴다. 그래서‘빌리건’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면서도 동반자들의 미움은 받지 않는다. 그때마다 재미있는 농담을 잘 했기 때문이다. 통상‘빌리건’을 칠 때는 “대통령이 사면을 허하노라!”하고 너스레를 떨었다. 1993년 취임 후 첫 휴가를 얻었을 때, 전설의 골퍼 잭 니클라우스를 초대했다. 물론 골프를 같이 했다. 이때‘빌리건’을 50개나 쳤다. 멀리건의 황제라 할 만하다. 홀에서 1.5미터 떨어진 것도 기브를 달라고 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관대하다. 국정에 대한 애착이 강하지만, 동시에 권력투쟁에 능하고 권력을 획득하는 데 관심이 많으면서, 윤리 의식은 높지 않은 야수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골프 규칙상 플레이 도중 연습 샷을 하면 2벌타다. 하지만 클린턴은 벌타를 계산하는 법이 없었다. 클린턴 정도의 거물에게는 골프 규칙 정도는 아주 사소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소아마비에 걸리기 전 프랭클린 루스벨트도 라운딩을 하면서 멀리건을 1~2개 정도씩 쓰기는 했다고 한다. 클린턴에 비하면 양반이다. 야수형인 클린턴과 승부사형인 루스벨트의 윤리 의식 차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골프로 모금한 클린턴」, 204~205쪽)


▣ 지은이 소개 __ 안문석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KBS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 통일부를 거쳐 정치부 외교안보데스크로 외교안보 문제를 총괄하는 일을 했다. KBS 재직 중 영국으로 유학해 요크대학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워릭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로 국제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주요 관심은 국제정치이론과 외교정책이론, 동북아 국제정치, 한국과 북한의 외교정책이다. 세계는 어떤 원리로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또 그 속에서 한국과 북한은 어떤 외교전략을 활용해야 하는 것인지가 전체적인 연구의 화두다. 이런 맥락에서『북한이 필요한 미국 미국이 필요한 한국』,『노무현 정부와 미국』등의 책을 써냈고,「A Nuclear South Korea?」,「How Stable is the New Kim Jong-un Regime: A Revolution in North Korea?」 등의 논문을 국제적인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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