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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자존과 관종의 감정 사회학

 

지은이 강보라 |   쪽수 256| 판  형 140×210(국판 변형, 무선) |   14,000

분야   인문사회 > 사회학 |   ISBN 978-89-5906-531-8 03300 |    출간일 2019627

 

출판사 서평

 

뾰족한 시대의 납작한 마음에 대하여

혼자도 안녕합니다

 

나와 너는, 나와 우리 사이는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자존과 타인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하는 관종의 사이는 또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좀더 괜찮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 혹은 좀더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정작 벅찬 일상의 전투 뒤에 숨은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 이해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개인과 사회의 거리를 따지거나 자존과 관종의 간극을 헤아려보는 시도는 늘 다음 번으로 미루어진다.

이 책의 제목인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조금이라도 잘못하면 가만두지 않을 테야라고 으르렁거리는 것만 같은 뾰족한 시대를 살아가느라 그 어디와도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아주 납작하게 줄여버린 이 시대의 마음들이 되뇌는 자기최면이다. 이 말 안에는 나만 잘될 수도 없고, 나만 잘된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님을 알지만, 나만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시대의 양가성이 배어 있다.

이 책의 부제인 자존과 관종의 감정 사회학은 엄밀한 의미에서 학문을 일컫는다기보다 사회의 마음을 본격적으로 해석해보고자 하는 진지한 마음가짐을 대변한다. 오늘날 이야기하는 마음이 비단 정신이나 심리로만 국한되지 않는, 복합적이고 폭넓은 개념이라는 데 착안해 다양한 미디어·문화현상을 여러 측면에서 바라봄으로써 마음의 문제에 다가가려고 했다.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는 개인이 자기 자신, 타인, 사회와 맺는 관계의 거리에 따라 느슨하게 구성되었다. 1장에서는 혼밥, 개인 취향, 덕질 등 갈수록 더 강조되는 개인이라는 개념을 여러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했다. 2장에서는 일상 안에 내재된 타인의 시선을 먹방, 리액션 비디오, 인성짤 등의 소재를 중심으로 풀어보았다. 3장에서는 오늘날의 소비 패턴과 주거 양식, 성장에 대한 고민과 지식을 선택하는 과정 등을 통해 스스로 그려가는 우리의 자화상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온라인으로 옮겨간 우리의 삶이 변화하는 방식을 기계와의 소통, 라이브 방송, 랜선 관계, 인증 문화 등을 통해 들여다보고자 했다. 각각의 글이 다루는 소재는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 곳곳에서 회자되었지만, 좀처럼 한쪽으로 마음을 정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그리고 그 문제 안의 여러 마음을 내치기보다 되도록 끌어안아 보려고 했다.

 

개취입니다, ‘존중해주세요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은 영업의 특성상 매일 고객을 만난다. 고객들 중에는 주인공에게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이도 있고, 무례하게 구는 이도 있다. 하루 종일 고객을 방문하고 여러 업무에 시달리는 주인공은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혼밥의 시간을 갖는다. 타인을 위해 하루하루를 사는 주인공이지만, 밥을 먹는 순간만큼은 철저히 혼자의 것으로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환경에서 밥을 먹는 순간만큼은 고독 속에서 나다움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을 찾는 대신 우리는 혼밥을 통해 먹는다는 본능의 욕구를 따름으로써 나 자신의 감각을 일깨운다.

그래, 이제부터는 혼자 즐기는 거야.’ 이렇게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보는 눈이 신경 쓰일 때가 있다. ‘, 밥을 같이 먹을 사람도 없어?’, ‘혹시 사람들과 잘 못 어울리는 거 아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질문의 산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그 산은 무신경의 땅 위에 무관용의 자양분을 먹고 서 있는 경우가 많다. 혼자 밥을 먹는 것은 따돌림을 받거나 사회생활의 실패로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 혼자이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2017년 페이스북에 개설된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약 1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살 만한 세상을 위해만들어진 이 커뮤니티는 오이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 핀잔을 듣거나 오이를 빼고 음식을 주문할 수 없었던 경험을 공유한다. 이 커뮤니티 내에서 넘쳐나는 공감은 음식 취향을 드러낼 수 없었던 사례가 어쩌면 오이에만 국한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2, 3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오이가 있다고 가정해보면 어떨까? ,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형성된 취향이 아니라, 즉자적으로 생겨난 취향이 있다고 한다면?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 꼭 나만.” 한 어린이가 새해 소망으로 적어냈다고 알려진 이 한마디가 소셜미디어를 수놓았다. 이와 비슷한 풍경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이 행복한 나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을 때도 펼쳐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내가 행복한 나라로 변모시킨 풍자가 가득했다. 누구인지 모를 국민보다는 확실한 가 우선 행복한 게 중요하지 않겠냐는 반문이 숨어 있는 듯하다. 웹툰 <대학일기>의 한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은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며 자기만의 시간에 집중한다. 때로 친구들과 만나 노는 것도 좋지만,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노래방에 가는 편이 더 편하다고 고백한다.

 

자존과 관종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타인의 시선을 적극적으로 수집해야 하는 시대에 발맞춰 진화한 SNS는 시각적 인증에 대해 타인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하기에 이르렀다. 인증하는 자아와 이를 인정하는 타자는 상호작용의 인터페이스 안에 묶여 댓글과 좋아요를 증여받고 또 증여한다. 타인의 인정을 애타게 기다리며 자아를 극단적으로 인증하는 사례는 종종 관종으로 폄하되기도 한다. 관심을 갈구하는 누군가보다 그가 관심을 갈구하도록 만든 시스템이 정작 문제적일 수 있기에 보기에 따라서는 편향된 표현이라 할 수도 있다. 특히 사회 구성원들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자신을 연출하고 있음을 냉정히 받아들인다면 더욱 그렇다.

지금 살고 있는 순간이 어떠한지 알기 위해, 또는 내가 과연 누구인지 알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나 자신임이 틀림없다. 인증을 하는 것도 그것으로 인정을 받는 것도 얼마든지 나의 앎이나 성찰과 멀찌감치 떨어져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종종 타인의 눈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나에게만 집중하면 된다고 자신을 타이르기도 한다. 이와 결탁한 SNS도 자신의 모든 것을 시각적으로 인증해 타인에게서 인정받아야만 이름 모를 이들의 기록 더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우리를 설득한다. 그 결과 타인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 이상 인증함으로써 인정받는 일상은 어쩔 수 없이 반복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관계를 두고 흔히 랜선 ○○라 일컫는다. 온라인 사전에서 랜선을 검색하면 랜선 이모’, ‘랜선 친구’, ‘랜선 조카등이 연관어로 등장한다. 이들 단어 모두 실제 만나거나 혈연 등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나 네트워크를 통해 가상의 가족이나 친구 역할 등을 하는 관계임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현실에서 대면하는 관계보다 느슨하게 연결된 랜선 관계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상세계에서는 적어도 물리적으로는 위험하고 힘든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한 채 안전하고 쉬운 경험이 가능하다. 또 개인이 우선시되다 보니 자신 이외의 다른 개인을 끌어와야만 성립하는 사회적 관계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관계 맺기를 포기하거나 랜선 친구와 같이 유사관계를 맺는 것이다.

 

 

 

차례

 

머리말 · 005

 

1장 혼자도 안녕합니다

자리 있나요? 혼자입니다만 013

개취입니다, ‘존중해주세요 025

를 위한 변명 037

덕질의 시대 048

여럿의 이름으로 060

 

2장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탕진잼을 위한 서시 075

편의점 인간 087

투명한 집 099

어른이 된다는 것 110

마음의 지식, 지식의 마음 121

 

3장 타인의 시선과 반응에 민감한 이유

조금은 다른 여행 135

먹방의 끝은 없을지도 146

반사의 반사 158

인성 게임 170

호모노동 182

 

4장 랜선 혹은 라이프

아무래도 인간은 곤란합니다 195

인증하라,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한 것처럼 207

딱 거기까지만 218

일상의 라이브 229

현실 로그아웃 241

 

지은이 소개 __ 강보라

 

한국예술종합학교, KAIST, 연세대학교에서 영상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계간지 1/n에서 에디터로 일했으며, 한겨레21마음 비추기코너에 글을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대학에서 미디어 관련 강의를 하는 한편, 미디어와 문화 현상 뒤에 숨은 사회의 마음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최근에 건강과 먹거리를 둘러싼 미디어 지식의 문제(건강 먹거리 담론의 수용에 관한 연구), 팬 문화 내부의 역학과 사회적 의미(20대 여성 팬덤의 감정 구조와 문화 실천), 소셜미디어상의 이미지가 생산되는 맥락(SNS상의 이미지 생산과 의미에 관한 연구) 등에 대한 논문을 썼다. 함께 쓴 책으로는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2018), The Korean Wave: Evolution, Fandom, and Transnationality(2017)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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